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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환경에서 삶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사실, 우리 인간과 같은 생명은 정말 엄청난 기적에 가까운 것 같아. 지구가 만약


지금보다 조금만 더 가까웠더라면 금성의 꼴을 면치 못했을 것이며, 조금만 더 멀었다면 오늘날 화성과 같은 미래를 걸었겠지. 목성이 없었다면


수만년에 한번꼴로 수km소행성과 충돌하여 생명체는 절대로 진화할 수 없었으며, 태양이 지금보다 약간만 더 컸다면 너무 밝고 수명도 짧아서 


인류가 진화하기 어려웠을테지. 이러한 기독교인들의 관점 즉 자연의 법칙은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적절하도록 전지적인 무언가의 힘에 의해 세팅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 '인간 중심적인 발생원리' 혹은 인류원리라고 불러. 우리의 우주는 과연 이러한 무언가의 힘 때문에 '디자인'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우연일까? 지금부터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지구적 관점과,  우주적 관점에서 알아보자.




1. 지구적 우연




사실 지구적 우연을 얘기하면 수십편의 시리즈를 쓸 수 있을정도로 그 양이 너무나 방대해. 그만큼 우리는 기적에 가까운 확률로 탄생했다는거지.


태양의 지금과 같은 밝기를 고려하면 1억5천만km라는 거리는 아주 최선의 전략이야. 위에서 말했다시피 이상태에서 조금만 멀리 떨어졌어도 


화성과 같은 얼어붙은 사막이 돼버리고, 조금만 가까워져도 금성과 같은 지옥불바다 행성이 될거야. 금성의 표면온도는 480도정도로, 이같은 원인은


두터운 대기와 이산화탄소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주요한 것은 바로 태양과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지.


하지만 이런 몇 가지 조건만으로 인류와 같은 고등생물체가 발전하는것은 물론 생명체 자체가 발생하여 생존하는건 아니야. 




특히 지구는 태양과의 거리같은 요소 뿐 아니라 다른요소들도 거의 기적이라고 불릴 만큼 절묘하게 세팅되어있지. 우리의 친숙한 천체 달만 보더라도 그래.


달은 지구 주위를 돌면서 지구의 자전축이 요동치지 않게 도와주는 천체라서 달이 지금보다 작았더라면 지구의 자전축은 심하게 요동쳐 급격한 기후변화를


초래했을거야. 달이 없었다면 자전축은 급격하게 요동치다 못해 수백만년 주기로 90도씩 휙휙 돌아버리고 말거야. 생명의 근원인 DNA가 생성되려면


안정된 기상상태가 최소 수억년 이상 지속되어야 하므로 달이 없었더라면 생명체도 온전히 탄생하진 못했겠지.




이러한 점은 가까운 이웃행성 화성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데, 화성의 달은 포보스와 데이모스로 둘다 수십km밖에 되지 않는 주먹만한 녀석들이지.


이녀석들은 화성의 자전축을 붙잡아두기엔 그 크기가 너무 작아서 화성의 자전축은 과거에 45도정도 기울었을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보고있어.


달이 지금과 같은 속도(연간 3cm)로 멀어지면 어느순간 달이 우리 중력권에서 탈출하게 될 거야. 그러면 지구는 대재앙을 맞겠지.


물론 그전에 태양이 너무 밝아져서 지구는 화성처럼 말라비틀어질거야.



든든한 목성방패


달 뿐만이 아니야. 목성역시 생명체가 번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있어. 우리 태양계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보면 목성의 존재가 얼마나 고마운지


새삼 느낄 수 있는데, 목성은 태양계를 떠도는 온갖 소행성들을 바깥으로 내던지는 역할을 지난 40억년동안 충실히 해왔던걸로 보고있어. 만약


목성이 지금보다 훨씬 작거나 아예 없었다면 지구는 최소 수만년마다 수km 소행성과 충돌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와.



지구의 질량. 6조톤의 10억배쯤 된다.


지구의 질량도 가장 적절한 값으로 세팅되어있지. 만약 지구의 질량이 지금보다 조금 더 작았다면 대기는 밖으로 탈출하여 숨 쉬기 힘들었을 것이며


질량이 조금이라도 컸다면 원시시대에 형성된 유독가스가 대기중에 섞여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을 거야. 


즉 지금의 지구는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가장 적당한 질량을 갖고있는 셈이지.


행성의 공전궤도 역시 아주 적절하게 세팅되어있어. 이는 달에서 봤듯이 생명체의 DNA유지를 위한 안정된 기후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


지구의 궤도가 너무 일그러진 타원형이였으면 우리는 6개월마다 한번씩 지옥과도 같은 경험을 해야만 해. 따라서 안정적인 기후를 형성하는게 힘들지.




태양계의 위치 역시 아주 절묘해. 우리 태양계는 은하중심으로부터 약 2만5천광년정도 떨어져있는데, 만약 이보다 더 가까웠더라면 중심 블랙홀에서 나오는


강한 복사장 때문에 생명체가 살 수 없었을 것이며, 너무 멀었다면 유기물에게 필요한 원소(탄소, 산소 등)가 충분치 않았을거야.


또 지금과 같이 나선팔 사이에 위치하지 않고 나선팔 안에 소속되어 있었더라면 끊임없이 발생하는 초신성폭발로 지구의 환경은 안정화될 틈도 없이


폭격을 맞았을거야.


이런 식의 기적과도 같은 요소는 엄청나게 많이 있으며, 지구는 이러한 수많은 요소가 가장 적절하게 맞물려 지금과 같은 생명체가 번성하는 아름다운


행성으로 거듭나게 된거야. 만약 이들 중 어느 하나라도 잘못된 값을 가졌더라면 지금과 같은 생명체는 존재하지 못했겠지.




2. 우주적 관점


우주의 운명을 좌우하는 여섯 개의 수.



사실 지구적 관점도 수없이 많지만 우주적 관점은 더욱 놀라워. 행성에서 생명체가 탄생하고 번성하기 위해선 위와같은 지구적 관점도 필수지만


이 행성이 수억년동안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지 않아야 해. 이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지. 


우주의 기본적인 네 가지 힘인 강력, 약력, 전자기력, 중력은 그 세기가 조금만 달라져도 생명체의 운명 나아가 우주의 운명까지도 바꿀 수 있어.


이런 기본적인 우주적 관점에서부터 셀 수 없이 다양한 관점이 있지만 그중 가장 영향력있는 조건을 천문학자들이 꼽았어.


바로 '여섯 개의 수'라고 불리우는 값들인데, ε, N, Ω, Λ, Q, D 이렇게 여섯 놈들이야.




ε (=0.007) 은 엡실론이라고 읽으며, 핵융합 반응에서 질량결손의 비율을 뜻하지. 핵융합 반응을 할 때 수소원자핵 4개가 합쳐져 헬륨원자핵 1개를 만드는데,


분명히 질량이 같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소원자핵 4개의 질량이 더 크게 나타나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량차이, 즉 질량결손은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공식 E=mc^2에 의해 에너지로 변환되며, 이 에너지가 태양을 밝게 빛나게 하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어.


핵융합 한 번당 발생하는 질량결손은 조오오오온나게 작지만 그 효율은 엄청나게 높지. 예를들어 1g의 수소를 온전하게 핵융합 반응에 쓴다면,


0.007g의 질량결손이 발생하는데, 단 0.007g의 질량결손으로 100와트 전구를 수십만년동안 틀어놀 수 있어. 




태양은 매 초 수억톤의 수소를 태워서 지금의 밝기를 유지하는 셈인데, 이 질량결손값 즉 엡실론이 0.006이였다면 핵력 즉 강력은 지금보다 약해져


양성자와 중성자는 서로 결합을 못하여 결국 핵융합반응이 일어날 수 없게 돼버려. 따라서 별이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못했겠지.


별은 수소보다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내는 화학공장인데, 유기물에 반드시 필요한 탄소를 만들어낼 수 없으므로 결국 생명체 자체가 아예 탄생하지도


못했을거야. 만약 엡실론이 0.008이였다면 핵융합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어 빅뱅 후 얼마 지나지않아 수소가 고갈돼 모든 별이 생명체가 번성하기도전에


식어버리고말거야.




우주의 운명을 좌우하는 두 번째 수는 N(=10^36)이야. N은 전자기력과 중력의 크기를 비로 나타낸 값인데, 다시말해 전자기력이 중력보다 10^36배 더


강력하다는 셈이지. 이렇게 강력한 전자기력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어. 겨울철 발생하는 정전기는 색종이에 작용하는 중력을 쉽게 이겨서


위로 떠오르게 만들지. 만약 N이 이보다 컸더라면, 다시말해 중력이 지금보다 더 작았더라면 별이 충분히 압축되지 못해 핵융합을 일으킬 충분한


온도와 압력을 내지 못했을거야. 이는 역시 생명체의 탄생과 직결되는 문제지. 중력이 지금보다 더 컸더라면 별은 훨씬 더 압축되어 핵융합을 더 빨리


일으킬거야. 이역시 생명체가 번성하기도전에 별이 죽어서 식어버리고말겠지.



오메가 값에 따른 우주의 기하학적 구조




세 번째 수는 Ω야. 오메가라고 읽으면 되는데, 이 오메가는 우주의 밀도를 나타내지. 정확히 말하면 우주의 밀도를 우주가 정적이라고 가정했을 때 계산한


임계밀도로 나눈 값인데, 현재의 우주에서 이 오메가는 1.005정도로 나타나고있어서 우리 우주는 엄청나게 평평하다고 볼 수 있지.


(참고로 여기서 오메가는 사실 오메가+람다의 값이야. 실제 오메가는 약 0.3정도야.)



x축은 시간, y축은 우주의 크기이다.




오메가가 1보다 크다면 그 우주는 자체질량으로 인한 중력이 팽창보다 우세해 언젠간 팽창을 멈추고 수축하는 닫힌우주가 되며(위 그래프에서 high density 부분)


1보다 작다면 질량으로 인한 중력이 팽창에 훨씬 못미쳐 영원히 팽창을 하게 되지(위 그래프에서 low density 부분). 


1보다 컸다면 생명체가 번성하기도전에 우주가 수축하여 우주적 대충돌(빅크런치)을 겪었을 것이며, 1보다 훨씬 작았다면 우주가 너무 빠르게 팽창해 


너무 빨리 식어버리고 말았을거야. 빅뱅이론으로부터 현재 오메가값이 나오기 위해선 초기우주의 오메가는 1과 불과 10^(-62)보다 작게 차이가 났어야하지. 


즉 따지고 봤을때 엄청난 기적이라는거야. 이 초기우주에 관한 오메가 문제를 평평함 문제(Flatness problem)이라고 부르는데, 


이 문제는 현재 인플레이션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보고있어.




네번째 수는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정적우주론을 억지로 만들기 위해 끼워넣은 우주상수 Λ(람다)야. 이 값은 엄청나게 작아서 대략 6.2*10^(-40)정도 되는데,


우주상수가 의미하는 바는 바로 '반중력'이라고 보고있어. 즉 팽창을 가속화시키는 녀석이라고 볼 수 있지. 이 값이 지금보다 더 작았다면 이미 이 시점에


우주는 한점으로 모여 빅크런치로 잔혹한 종말을 맞았을 것이며, 지금보다 컸더라면 이미 이시점에 우주공간의 온도는 절대영도에 매우 근사하게 접근하여


빅프리즈로 모든것이 얼어붙은 참혹한 종말을 맞았을 거지. 딱! 지금과 같은 값이 아니였다면 우리의 우주는 지금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였을거야.


(여기서 오메가와 람다가 조금 헷갈릴 수도 있는데, 위에 나타난 1에 근사한 오메가는 오메가+오메가_(람다)라고 할 수 있어. 즉 0.7이라는 값은 람다의 존재로


생긴 암흑에너지의 밀도라고 보면 되고 6.2*10^(-40)이라는 람다값은 아인슈타인 장방정식에 들어가있는 상수값을 의미해.)




다섯번째 수는 Q라고 불리우는 우주배경복사의 불규칙성을 나타내는 수지. 이 값은 10^(-5)정도로, 온도가 가장 높은곳과 낮은곳의 차이가 불과 


10^(-5)K밖에 안된다는 소리야. 만약 이 차이가 지금보다 작았더라면 우주는 지금보다 극도로 더 균일하게 분포되어 별이나 은하가 중력적 수축에 의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여 지금까지도 아무런 특색이 없는 어둡고 컴컴한 우주가 돼버렸을거야. 반대로 이 차이가 지금보다 더 컸더라면 훨씬 더 빠른속도로


은하들이 형성되겠지. 이 점은 좋아보이긴 하지만 오히려 은하 중심의 블랙홀의 크기를 더 키우게 만들어. 때문에 지금의 블랙홀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돼.


계산에 의하면 이 블랙홀의 질량은 현재의 은하만할 정도로(태양질량의 수천억배) 발달하여 은하를 통째로 집어삼키는 수준이 돼버리지.




여섯번째 수는 D라고 불리우는데, 이 값은 3이야. 즉 D는 차원을 나타내는 수지. 만약 이 세상이 3차원이아닌 2차원이나 1차원이었다면 과연 


그러한 우주에도 생명체가 살았을까?




일단 1차원은 단순한 선으로만 이루어진 녀석이야. 즉 이러한 곳에 생명체가 산다면 그 생명체는 앞이나 뒤로밖에 갈 수 없으며, 여러마리가 있다면


자기 앞 뒤의 두 생명체 외에 다른녀석들은 평생 볼 수 없겠지.


이런 기본적인 특징을 갖고있는 1차원의 세상에서는 원자들이 크기를 가지지 않기때문에 결합조차 할 수 없으므로 간단한 세포조차도 만들어낼 수 없어.


만약 길다란 뉴런모양의 생명체가 있다고해도 그 이상으로 고도로 진화할 수는 없게 돼. 




2차원의 세상에서는 어떻게될까? 이곳은 평면의 세상이야. 이곳의 생명체는 과연 어떤 특성을 가져야할까? 일단 생명체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먹고


에너지를 취한 다음 쓸모없는것을 배설해야해. 즉 어떠한 생명체라도 입구와 출구가 동시에 존재해야하지. 하지만 2차원 평면의 특성상


입구와 출구가 동시에 존재하게되면 그것은 평면상에 하나의 곡선을 그리는것과 같으므로 필시 생명체가 둘로 나뉘어지지. 그러면 입구와 출구를 하나로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할수도있어. 실제로 지구상에도 입과 똥구멍이 하나인 생명체가 있지. 하지만 2차원 생명체에는 치명적 단점이있어.


바로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두뇌적 한계인데, 2차원에서의 뉴런은 반드시 1자형으로 나란히 존재해야해. 그렇기 때문에 뉴런이 많아지면 생명체의 크기는 


겉잡을수없이 커지게 되어 효율이 엄청나게 떨어지겠지. 그래서 2차원 세상에서는 생명체는 존재하겠지만 인류와 같이 고도로 지능화된 생명체는 존재하지


못할거야. 




자 반대로 4차원 이상의 세상에서는 어떻게될까? 여기서 말하는 4차원은 우리 우주처럼 4차원시공간이 아니라 공간이 네 개의 선분으로 이루어져있다고


봐야해. 즉 4차원세상에서 우주는 4차원공간+시간이 합쳐져 5차원 시공간이 되겠지?


이러한 곳에서 뉴턴의 중력법칙을 적용하면 어떻게될까? 1차원과 2차원의 우주에서 중력은 거리에 반비례해. 3차원부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며, 4차원에서부터는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하게 돼. 즉 중력이나 전자기력은 N차원일 때 거리의 (N-1)제곱에 반비례한다고 볼 수 있어.(N>2)


이렇게 중력이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하게되면 어떻게될까? 아마도 뉴턴방정식은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할거야. 그만큼 행성의 궤도가 불안정해지겠지.


하지만 이것은 비단 거시적인 관점에서만 국한된 것은 아니야. 더 미시적인 세계, 즉 원자핵과 전자의 관계에서도 불안정해지지. 


따라서 제대로 원자가 형성되지 않고 와해돼버려. 즉 생명체에겐 3차원 공간이 가장 이상적이라는말이야.




3. 우주는 정말 디자인된걸까?




이렇게 여섯 가지 우주적 상수가 어느 하나라도 틀어졌다면 생명체는 물론이요, 우주 자체의 구조와 모습도 판이하게 달라져버렸을거야.


우주적 조건은 위의 여섯 가지 말고도 엄청나게 많이 있어.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단순히 우연으로만 이런 모든 경우가 정교하게 세팅되어 탄생한 것일까?


만약 창조론자들 말대로 이 세계를 탄생시킨 조물주가 존재한다면 왜 지구는 완벽한 원이 아닌 약간 찌그러진 타원궤도를 돌고있으며, 우주는 왜 아인슈타인이


철썩같이 믿었던 정적인 우주가 아니라 가속팽창을 하는지, 왜 기형아가 탄생하고 소행성과 혜성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지 등 수많은 질문에 


반드시 대답해야만 해.




리처드 도킨스는 우리 세상을 정교한 시계와 같다고 생각했어. 장인들이 제작하는 시계는 아주 미세한 여러 부품들이 모여서 비로소 시계가 되는데, 


그 수많은 부품 중 단 하나라도 없으면 시계는 정지하고말지. 시계의 입장에서 볼 때 장인들은 그 시계의 조물주가 되며, 이러한 상황은 우리 우주와 인류를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 중 하나야. 




물리학자 마틴 리스는 우주의 운명을 좌우하는 모든 상수들이 가장 적절한 값으로 세팅되어있기 때문에 평행우주가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어.


이는 마치 우리가 어떤 구두가게에 가도 내 발에 꼭 맞는 구두를 언제나 찾을 수 있다는 점과 비슷하지. 구두가게에는 가능한 모든 경우의 사이즈가 있기 때문에


우리 발에 맞는건 반드시 존재하는거야. 이 우주도 마찬가지지. 우리 우주는 비단 우리만 있는것이 아닌 수많은 평행우주들이 존재하며, 


이 평행우주의 대다수는 '죽은 우주'라고해. 어떤 우주는 우주상수가 너무 커서 별이 생기기도전에 다 흩어져버리고, 어떤 우주는 핵력이 지나치게 커서


생명체가 탄생하기도전에 별이 다 폭발해서 블랙홀만 남아있겠지. 이처럼 수많은 평행우주 중 우리의 우주와 같이 모든 상수가 적절하게 정해진 우주에서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탄생했다는 것이 리스의 주장이야. 즉 우리 우주는 창조주에 의해 디자인 된 우주가 아닌, 무수히 많은 평행우주 중 생명체에게 가장


이상적인 우주 중 하나일 뿐이라는거지. 


하지만 어떻게 이를 증명할 수 있을까? 아무리 완벽한 이론이라고 해도 관측이 되지 않거나 실험실에서 입증할 수 없다면 그 이론은 더이상 이론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되지. 따라서 이를 증명하는 것은 미래 과학자들의 막중한 임무야.


어찌되었든 간에 우리는 정말 극악중의 극악의 확률로 이렇게 번성하고 있음에 틀림없어. 이 중 정말로 어느 하나의 변수가 잘못되면 


우리라는 존재 자체가 아예 없었을지도 모르지. 우리는 이렇게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를 고맙게 생각해야 할거야.




전세계에서 전해내려오는 전설들을 보면 종말에 관한 내용이 항상 나와. 노르웨이의 전설에서는 모든것이 혼란에 휩싸이는 이른바 총체적 난국으로 


비참하게 세계가 멸망하며, 바이킹 전설에서는 온 세상이 얼어붙은 후 불길에 휩싸인다고하지. 이처럼 예전부터 사람들은 이 세상의 종말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어.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전설로 전해내려오는 세상의 종말과 현대 천문학자들이 내놓은 우주론적 종말이 


정말 흡사하다는 거야. 지금까지 얻어진 관측자료와 여러 물리학 방정식을 이용하면 우주도 모든것이 불타버리는 참혹한 종말(닫힌우주, 빅크런치),


모든것이 꽁꽁 얼어붙어버리는 종말(열린 우주, 빅프리즈)이 있어. 대부분의 전설에서는 이러한 종말이 도래한 후 새로운 세상이 탄생한다고 해.


그렇다면 과연 우리 우주도 종말을 맞이한 후에 새로운 세상이 탄생할 수 있을까?




몇몇 천문학자들은 이러한 우주의 삶(?)을 5단계로 나누었어. 원시기, 전성기, 쇠퇴기, 블랙홀기, 암흑기가 그것인데, 현재의 우주를 관측한 결과


우리 우주는 빅크런치(모든것이 한 점으로 모아져 분해돼버리는 종말)라기보단 빅프리즈에 가깝다고 하기 때문에 이 빅프리즈 종말론에 입각해서


다섯 단계로 나눈 셈이야.




사실 이렇게 우주를 나눈것은 우리의 시각에서 봤을 땐 정말 의미없는것 같아. 우주의 수명 자체는 엄청나게 길다고 봐(대략 10^100년이상).


그 엄청나게 긴 세월에 비해 인류가 이렇게 우주를 제대로 연구한 것은 100년 남짓밖에 안 되기 때문이지. 


게다가 우리에게는 우주의 종말보다 더 큰 위협이 도사리고있어. 바로 태양의 죽음이지. 사실 이 태양의 죽음도 인간의 삶에 비하면 정말 오랜 세월이 걸려.


하지만 인간의 적응력은 높고 기술발전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아마 그쯤 되면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해서 살고있겠지.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우리가 더이상 이주할 곳이 없게되면? 




사실 우주는 가속팽창을 하고있는데, 이 속도가 수십억년, 혹은 수조년 이상 지속될 경우, 우리 근처에는 중력으로 구속된 단 36개의 은하만이 존재하고


나머지는 다 관측가능한 지평선 영역을 벗어나게 돼.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는 여기서 선택을 해야해. 모든것을 포기하고 죽든가 아니면 다른 우주로의 탈출을 시도하든가.(다른 우주가 있다고 가정할 때)


이번에 얘기할 주제가 바로 이거야. 1편에서 얘기했던대로 우리 우주에서 생명체의 탄생은 필연적이라고 보고있어. 우리 우주가 생명체가 탄생하기


아주 적절한 수많은 우주 중 하나이기 때문이지. 하지만 이러한 우주도 오랜 세월이 지나면 관측결과와 이론이 말해주듯이 멸망할 수밖에 없어.


고도로 지능화된 문명은 국지적인 위기(초신성 폭발, 자연재해, 전쟁 등)를 모두 극복했지만 과연 그들을 품고있는 우주의 궁극적 종말도 피해갈 수 있을까?




1. 우주의 5단계




우주의 수명 자체는 엄청나게 길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각 단계를 논할 때 그 수를 쓰는 것이 아닌 상용로그값(지수값)을 써서 표현할게.


예를들어 10^10(100억)이라면 10이라고 표현하는거지.(단위는 모두 '년'이야)




1단계 : 원시기 (-50~5)




인플레이션이론에 의하면 이 시기의 우주는 태어나자마자 무지막지한 속도로 빠르게 팽창을 했어. 완두콩보다도 작았던 우주가 현재 관측가능한 우주크기


(대략 반지름 140억광년정도의 구형)로 커졌지. 이렇게 팽창하면서 통일되어있던 4가지의 힘(강력, 약력, 전자기력, 중력)들은 하나씩 분리되어가며


오늘날 존재하는 네 가지의 힘으로 자리잡게 됐어.




초기 우주에서는 온도가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우주 전체에 물질들이 꽉 들어차 있었으며 광자가 직진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간 전체가 불투명하고


하늘은 회색이었어. 이러한 세월이 38만년이 지속된 후에 비로소 입자들이 원자를 형성하면서 광자가 방해를 받지 않고 직잔하게 되었지.


이때 나타난 광자가 오늘날의 우주배경복사야. 전체적으로 분포했던 수소는 오늘날 우주배경복사로 나타나는 불규칙성(Q = 10^(-5))에 의해 


중력적으로 뭉치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소는 핵융합반응을 하며 별이 됐지.




2단계 : 별과 은하의 전성기(6~14)




우리가 현재 살고있는 우주가 바로 이 2단계 전성기에 속한 우주라고 볼 수 있어(우리 우주의 나이는 대략 10정도에 위치함). 별 속에 있는 수소원자들은


지금도 우주 도처에서 맹렬하게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빛을 내뿜음으로써 칠흑같이 어두운 우주의 일부분을 밝혀주고있지. 이 단계에는 DNA가 형성되고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아주 적절한 수준으로 우주의 온도가 떨어진 상태야. 그래서 일단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기만 한다면 언제든


생명체가 탄생하지. 하지만 이렇게 탄생한 생명체는 곧바로 여러 위기를 맞게 돼. 행성 내적인 요소(화산폭발, 빙하기, 자연재해 등)부터 시작해서


행성 외적인 요소(소행성, 혜성충돌, 태양의 플레어, 초신성 폭발 등)까지 수많은 위협요소가 있거든. 따지고보면 우리 지구도 지난 45억년동안 


수차례 그런 위기를 겪으면서 생명체가 전멸할 수도 있었어. 하지만 운이 좋았던걸까 이러한 위기는 비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생명체를 더욱 강인하게


만들어냈지. 그리하여 생각하고 사고하는 인류가 탄생한거야.


하지만 다른 행성에서도 이렇게 고도로 지능화된 생명체가 진화해도 그 생명체 자체가 만들어낸 위기에서 자멸할 가능성이 있어. 바로 핵폭탄, 기후변화 등이


있지. 이러한 자연, 인공적인 재해를 극복 못한다면 그러한 생명체도 결국은 자멸하게 돼버려.




지구의 역사를 1만년 단위에서 끊어 본다면 우리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됐던 것은 바로 '빙하기'야. 지금 시대는 '간빙기'라고 불리우는 빙하기 사이에 존재하는


그나마 따뜻한 때지만, 지질학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빙하기가 다시 도래할 것이라고 말하고있어. 그때가 되면 과학기술 발전같은건 안중에도 없고


땅에 들어가서 이 빙하기를 버텨내거나 저위도지역으로 피난가야겠지.




지구의 역사를 100만년 단위에서 끊어보면 그 스케일은 더욱 커져. 바로 소행성과 혜성 충돌이지. 다행히도 지구는 목성이라는 방패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나마 충돌이 적긴 하지만, 6500만년 전 직경 10km짜리 혜성의 충돌로 1년도 안돼서 전지구의 75%에 달하는 생명체가 전멸한것을 볼 때 언제든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있는 요소라고 볼 수 있어.


과거의 충돌 사례로 미루어볼 때, 50년 내에 충돌 확률은 10만분의 1 정도지만, 100만년 내에 충돌할 확률은 거의 100%에 육박하지.




지구의 역사를 10억년 단위에서 끊어보면, 이러한 혜성이나 빙하기는 아무것도아니야. 바로 태양 자체에서 그 위기가 닥쳐오기 때문인데,


태양과 같은 별은 수명이 지속될수록 더욱 밝아지며 표면온도도 높아져. 한 연구결과를 보면 지난 50억년동안 태양은 그 밝기가 40퍼센트나 증가했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35억년이 지나면 다시 태양의 밝기가 지금보다 40%쯤 밝아지면서 지구는 전지구적 온난화로 심각한


몸살을 앓게 될 거라고 보고있어. 그상태로 20억년이 더 지나게 되면 태양 중심의 수소가 고갈되면서 태양은 서서히 팽창하게 되며, 그 팽창은


태양 표면이 지구 궤도에 이를 때까지 멈추지 않을거야. 그렇게되면 생명의 보고였던 지구는 불지옥 황무지 신세를 면할 수가 없게 되는 셈이지.




인류가 이 예정된 재난을 피하기 위해선 우리의 후손들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할 정도의 과학기술을 보유해야해.


이렇게 따지고 본다면 애초부터 우주는 인간에게 유리한 쪽으로 설계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어.




3단계 : 쇠퇴기(15~39)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별의 에너지가 남김없이 고갈되는 때에 우주는 이 3단계에 진입하게 되는데, 영원히 탈 것 같았던 적색왜성 마저도(수명이 수조년에 육박)


그 오랜 세월이 지나면 에너지를 모두 써버리고 식어버리지. 그래서 우주공간에는 이런 핵반응의 찌꺼기라고 할 수 있는 왜성과 중성자별, 그리고 블랙홀만


남게 돼. 하늘의 별은 더이상 빛나지 않고 안그래도 어두웠던 우주는 총체적인 암흑 속으로 빠져드는 셈이지. 핵융합 반응이 멈추면서 안그래도 낮았던


우주공간의 온도는 급격하게 곤두박질 치는데, 때문에 별의 주변을 돌던 행성은 모조리 얼음에 갇혀버릴 것이며, 이시기까지 고도로 지능화된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들은 새로운 서식지를 빨리 찾아야해. 하지만 이들이 과연 에너지를 뽑아 쓸 천체가 있을까?




4단계 : 블랙홀기(40~100)




우주가 이 4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호킹 복사에 의해 블랙홀에 있던 에너지 마저도 증발하여 사라지게 돼. 스티븐 호킹과 베켄슈타인은 블랙홀도 자체적으로


복사에너지를 내뿜는다고 증명하여 20세기 말 천문학계를 뜨겁게 달군 적이 있어. 이러한 블랙홀의 수명은 그 질량에 좌우되는데,


태양과 비슷한 질량으르 지닌 블랙홀(자연적으로 탄생이 거의 불가능)의 수명은 무려 10^66년이나 돼. 그리고 은하의 중심부에 존재하는 블랙홀은


그 수명이 10^117년이나 되지. 그렇지만 말년에 이르러 증발하기 직전까지 다가오면 블랙홀은 갑자기 감마선폭발을 일으킨다고해.


만일 이때까지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들은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그 주변에서 살다가 갑작스런 폭발과 함께 최후를 맞이할거야.


아마 그정도까지 되면 그들의 과학기술 수준은 가히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미래를 예측하고 미리 다른곳에 피신해있겠지?




5단계 : 암흑기(101~)




블랙홀의 복사에너지마저 다 방출하고 사라진다면 그 우주는 암흑기가 도래했다고 말할 수 있어. 더이상 방출하는 에너지가 없고 우주도 엄청난 크기로


팽창했기 때문에 우주공간의 온도는 절대영도에 상당히 접근해버려. 그래서 모든 원자들은 양자역학적 미동을 제외하고는 거의 정지한 상태가되지.


이시기까지 생명체가 생존하는건 정말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어. 뽑아 쓸 에너지가 도처에 하나도 없기 때문에(수소원자 하나조차도) 이들은 필시


멸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 열역학 과정을 살펴보면, 에너지는 높은곳에서 낮은곳으로 흐르는데, 우리는 이 흐름을 이용하여 기계를 통해


에너지를 뽑아써먹을 수 있어. 하지만 암흑기시대의 우주는 에너지를 방출할 천체도 없기 때문에 우주의 온도는 모든 곳에서 동일해져버리지. 그래서


열역학적 방식으로 에너지를 뽑아써먹는건 거의 불가능하다는말이야. 


하지만 아무리 우주가 팽창해도 온도가 0K가 되지는 않기 때문에 전 우주에서는 항상 온도차가 발생할 거야. 그렇지만 스티븐호킹은


 우주의 온도가 10^(-29)K에 이르면 더이상 하강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냈어. 따라서 아무리 효율좋은 열기관을 이용해도 이들은 결국


절대로 에너지를 얻을 수 없다는거야.




2. 인류의 미래와 대탈출




이 상태에서 생명체들은 자신의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며,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부드러운 피부를 포기하고 갑옷과 같이


단단한 피부를 가져 외부로부터의 열손실을 최소화하려고하겠지. 그렇지만 이렇게 진화한다고 해도 열역학 과정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므로 생존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라. 그래서 이들은 아예 육체를 포기하고 순수한 '의식'만으로도 진화를 할 수 있어. 하지만 이렇게 진화한다고 해도 과연 그들은


상호간 정보교환이 가능할까? 정보이론에 따르면 정보의 최소단위는 온도에 비례해. 즉 온도가 낮을수록 정보의 최소단위인 비트의 크기는 점점 작아져서


온도가 0K근처로 떨어지면 정보의 교환이 어려워지지. 그렇기때문에 이들은 가능한 한 생각을 천천히 하거나 최소화해야해.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은 미래의 생명체는 정보처리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길게 늘리거나 스스로 가수면상태에 빠져


에너지소모량을 극단적으로 줄임으로써 생명을 이어갈 것이라고 얘기했어. 따라서 이 시기의 생명체들은 생각하나를 하는데에도 수십억년이 걸리는 셈이지.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기준이고, 그 생명체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그들의 주관적인 시간 개념은 동일하겠지. 우리처럼 평소와 다름없이 1+1연산을


수행할거야.


우리의 우주는 이런 식으로 칠흙같은 어둠만이 존재하는 차가운 세계로 종말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그 전에 조치를 취해야만해.


다같이 죽든가, 아니면 정말 획기적인 방법을 모색해야하지.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다른 우주로의 탈출이야. 과연 물리법칙은 다른 우주를 향한 


인류의 대탈출(The Great Escape)을 허용할까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중 하나는 바로 번식욕과 생존이야. 우리가 여자를 보면 뭔지모를 흥분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진화론적으로 아주 당연하지. 남성들, 즉 수컷은 자신의 유전자를 최대한 퍼뜨리고, 또 유전자의 재생산을 통해 더욱 우월한 유전자를 획득하려고하지. 


때문에 우리는 여성을 볼 때 전반적인 유전자의 우월함을 나타내는 얼굴, 가슴 그리고 골반을 주로 보게 돼. 또한 수컷은 암컷보다 시각적 자극에 대해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여성보다 이러한 외적인 모습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지. 


즉 궁극적으로 우리들은 번식을 통해 우리의 유전자가 오랫동안 유지되기를 본능적으로 원하고있어. 바로 생존에 대한 욕구이지.


이것은 인류를 더불어 모든 생명체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우주적 스케일에 비하면 이러한 과정은 정말 한순간이야.




태양계의 형성과정만 보더라도 최소 수천만년 이상은 걸렸을 것으로 보고있으며, 은하의 충돌과정은 그 시간이 수억년에 육박하지.


때문에 이렇게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아둥바둥하는것은 겉으로 봤을 땐 정말 생각할 필요조차 없는것 같아.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정말 많아. 우리 근처에서부터 보면 교통사고, 자연재해, 질병등이 있으나 더욱 큰 스케일로 보면 


전 지구적 빙하기, 소행성 충돌, 그리고 수십억년 후 태양의 죽음까지. 하지만 이정도까지는 인류의 기술발전속도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극복해낼 수 있어.


하지만 우리가 터전으로 삼고있는 궁극적 공간, 즉 우주가 종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직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정말로 시기상조야. 우리의 기술수준은 형편없는 수준이고, 아주 먼 미래의 훗날이기 때문에 당장 100년도 못 살 우리에게는


사는 데 아무런 지장도 없다는거지. 하지만 우리는 상상까지는 해볼 수 있어. 과연 미래의 사람들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까?


몇몇 미래학자들은 우리 인류가 종말을 맞고있는 우주를 탈출하여 다른우주로 이주해 감으로써 이 비극을 피해갈 것이라고 하고 있어.


우주가 거치게 되는 각 단계들은 최소한 수십억년에서 수조년 이상 계속되기 때문에 생명체는 시간이 모잘라서 우주를 탈출 못하는 일은 없겠지.


그 시기가 도래할 때 우리가 이 방법을 쓸거라고 단정지을수는 없으나, 최소한 물리학적 법칙에 입각하여 예상은 해볼 수 있어.




1. 문명의 척도




물리학자들은 수천년, 혹은 수만년 후의 문명과 과학기술을 예견할 때 인류의 에너지소모량과 열역학법칙에 따라 문명의 유형을 몇가지로 분류해.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일베에도 많이 소개가 되어있는 카르다셰프(kardashev) 척도이며, 이외에도 칼 세이건의 A~Z형 척도도 있어.


카르다셰프 척도는 그 문명이 사용하는 총 에너지량을 기준으로 나눈 값이며, 그 기준이 되는것은 행성, 항성, 은하 이렇게 세 개야.


즉 행성의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문명이 I, 항성의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문명이 II, 그리고 은하의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문명이 III이라는소리지.


칼세이건은 여기에 좀더 추가하여 10배씩 커질 때마다 1이 증가하게끔 제안했어. 예를들어 I단계 문명은 초당 10^16J 정도의 에너지를 쓰는 단계인데,


만약 어떤 문명의 초당 에너지소모량이 10^17J이라면 그것은 I.1단계라는거야.(로마숫자 I + 숫자 1)




카르다셰프 척도 I단계 문명





제 I단계는 위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행성에너지'를 이용하는 문명이야. 이들은 자신의 행성에서 쏟아지는 에너지(예를들어 태양에너지같은 것)를


모두 활용할 수 있지. 그 양은 10^16와트야(1초동안 10^16J을 사용하는 정도이며, 10^16J은 100와트 전구를 32만년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


이정도의 에너지를 쓸 수 있다면 바다위에 도시를 건설하거나, 날씨를 제어하여 자연재해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도이지.


참고로 인류를 카르다셰프 척도에 입각하여 따져보면 0.7단계라고 볼 수 있어. 즉 I단계 문명에 도달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1천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해.




II단계 문명




제 II단계는 행성에너지는 물론이요, 가장 가까운 별(모항성)의 에너지를 끌어다쓰는 문명이야. 즉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모두 뽑아쓰는 셈이지.


스타트랙에 나오는 세상이 바로 이 II단계 문명의 끝자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


태양의 광도 즉, 에너지는 대략 10^26W정도인데, 이 에너지를 소모할 수 있는 문명이 바로 II단계 문명이지. 여기서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은 


아마 이 단계 문명은 별 주변에 구형모양의 완벽한 흑체를 설치하여(유명한 다이슨 스피어야) 거기서 나오는 흑체복사를 이용해 에너지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어. 이 정도 수준의 문명이라면 다른 별의 핵융합 반응까지 인공적으로 제어할 수준이야.




III단계 문명




제 III단계는 항성의 에너지는 물론이요 이젠 한 은하의 에너지까지 뽑아다 쓸 수 있는 문명이야. 즉 자기의 모항성에서 나오는 별의 에너지 뿐만아니라


근처에 수많은 별들의 에너지까지 모조리 뽑아먹는 문명이라고 볼 수 있지. 따라서 그 은하에 별이 1천억개(10^11 개)가 있다고 가정하면


이들이 소모하는 에너지는 10^37W정도야.


사실 이정도의 에너지는 우주의 시공간마저 요동치게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양으로써, 우주에 그런 문명을 지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반드시 그들은


우주공간에 흔적을 남길 수밖에 없어. 그래서 그동안 과학자들은 우리 은하 내에서 III단계 문명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 라디오파를 검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어. 하지만 아직 I.2단계에서부터 II.4단계 사이의 문명을 찾지는 못했지. 하지만 아직 우리 문명보다 조금 우수한 정도이거나


III단계에 육박하는 초고도화된 문명이 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 


게다가 그들은 라디오파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사용하더라도 정보의 손실과 감청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들을 여러개의 소형 파로 나눈 후


다시 합침으로써 이용할 수 있어서 가능성은 없지 않아.




천체물리학자 미치오 카쿠는 어느 날 강연을 하다 IV 문명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만약 그들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우주의 은하들 뿐아니라


사실상 에너지의 보고인 암흑에너지까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을거라고 말이지.




2. 우주의 탈출




지적 생명체는 카르다셰프의 분류법을 초월하여 더욱 수준높은 문명을 창궐할 수 있어. 그들은 가까운 은하단을 지배하며 우주에 무궁무진한 자원이라고


볼 수 있는 '암흑에너지'까지 쓸 거야. 하지만 이들은 죽어가는 우주에서 탈출할 능력을 보유했을까? 


지금부터 소개하는 각 단계는 순서를 의미하는것도 있지만 이전단계에서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가정할 때 대안으로 쓸 수 있는 방법도 포함돼.




1이론 구축하기.




우주탈출을 시도하고자 한다면 우선 '만물의 이론'을 완벽하게 구축해야해. 오늘날 인류는 그것이 끈이론일 것이라고 생각하고있어.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우리는 이 만물의 이론을 완성해야해. 일단 이 만물의 이론이 완성되면 그다음으로 해야할 것은 이론의 타당성을 검증하는거야.


초대형 입자가속기로 그것을 직접 실험해보거나, 우주공간에 거대한 감지기를 설치하여 구현하는거지. 이렇게 이론을 보정하면서 완성해가면


아인슈타인의 방정식과 웜홀에 관한 의문들은 점진적으로 풀려나갈 것으로 기대하고있어.




회전하는 블랙홀, 즉 커블랙홀 주변에 접근하면 우리는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고 보고있어.


이 커블랙홀을 통해 시간여행이 가능하려면 고리모양의 특이점을 통과해야하는데, 여기에는 상당히 문제가 많아. 가장 큰 것은 접근이 매우 어렵다는것이고,


두번째는 웜홀 주변의 복사에너지가 무한대로 커져버릴 수 있는 사태에 직면하게 되는거지. 이 두번째 문제는 쉽게 생각하면, 웜홀의 입구로 진입해


과거로 간 복사에너지가 시간이 흘러 또다시 입구로 진입하고, 이 과정이 무현반복되어 에너지가 무한히 커지는거지. 




이 문제는 만물의 이론이 완성되면 해결될 것으로 보여. 웜홀을 통해 가는 다른 세상이 우리 우주의 또다른영역인지, 아니면 다른 우주인지를 확인하면


되거든. 만약 다른우주로 간다면 한 우주에 누적되어 무한대가 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거야.




두 번째 : 블랙홀 탐사선 띄우기


 


이러한 웜홀은 진공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기는 하지만 그 크기가 너무 작고 소멸되는 시간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방법을 이용해야해.


다행히 도처에 널린게 블랙홀이기 때문에, 또한 아직 검증은 안되었지만(탈출 1단계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검증은 끝났을 것이다) 이 블랙홀의 특이점에는


웜홀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죽어가는 우주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블랙홀 탐사선을 필시 띄워야 할거야.


아직 블랙홀에 많은 것이 밝혀진 것이 아니며, 대다수의 물리학자들은 블랙홀의 특이점으로 가는 여행은 정말 힘들다고 말하고있어. 


우리는 특이점에 도달하기도전에 스파게티처럼 늘어나다가 공중분해돼버리는게 그들의 생각이기 때문에, 아직은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지.


또한 블랙홀을 통하는 여행은 편도여행이기 때문에 우리가 무작정 짐을 싸들고 떠날 수는 없어.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탐사선으로 사전조사를 해야만 하지.




세 번째 : 블랙홀을 회전시키기




일단 블랙홀 사전조사가 끝나고 나면, 우리는 블랙홀을 실험적으로 만들어내야해. 아무리 도처에 블랙홀이 깔려있다지만 이들은 관측하기도 상당히


어려울 뿐더러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효율이 매우 떨어지며, 전 인류가 이주를 해야하므로 일일이 찾아다니는 것은 끔찍한 일이야.


III단계 문명 수준을 지닌 존재라면 회전하는 질량체에 에너지를 주입하여 그들을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이하로 압축시켜 커블랙홀을 만들어낼 수 있을거야.


만들어 냈다고 다 끝나는 것은 아니야. 블랙홀은 상당히 위험한 천체이며 까딱 잘못해서 사건지평선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해. 하긴 우주의 종말은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그들에게 사건지평선이 문제가 될까?


그런데 만약.. 정말로 만약 만물의 이론을 완성하고 봤더니 물리학자들이 예견한 대로 사건지평선 근처로는 접근조차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아쉽지만 이를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물색해야해.




네 번째 : 새로운 우주를 만들어내기




만물의 이론을 딱! 봤더니 블랙홀은 정말 통과가 불가능하며, 우리는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도 그 안의 웜홀로 접근하는게 불가능하다고하면


우리는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해. 그중 하나가 바로 아기우주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앨런 구스는 이 아기우주를 현재 우리 우주와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선


광자, 전자, 양전자, 뉴트리노 등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입자(대략 10^90개)가 필요하다고 해. 사실 이 양은 도저히 충당할 수 없는


양 같지만, 사실 눈에 보이는 물질보다 안 보이는 물질이 수십배 이상 많기 때문에 우리는 능력만 된다면 충분히 그것을 충당할 수 있어.




앨런 구스는 더불어 이러한 아기우주는 인플레이션 이론에 의해 탄생할 수 있는데, 이 폭발적인 팽창을 위해서는 반지름이 10^(-26)cm 인 공간에


10g을 집어넣으면 돼. 말은 쉽지만 이것의 밀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해서 실제로 만들기는 무척 어렵지.


또 다른 방법으로는 한 공간을 엄청나게 뜨겁게 달군 후 빠르게 식히는 방법이야. 진공은 양자적 요동에 의해 지금도 수없이 많은 물질과 반물질이 생성


되었다가 합쳐지는 일이 발생하며, 온도가 높아질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해져. 만약 공간속 작은 영역을 10^29K까지 달군다면 


이 진공에서는 작은 거품우주가 탄생한다고해. 하지만 이 좁은 영역에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집중시키면 또다른 문제가 발생해. 바로 블랙홀이지.


이러한 문제는 미래 과학자들이 해결해야할 문제야.




다섯 번째 : 초대형 입자가속기 만들어내기




이렇게 좁은 영역에 막대한 에너지를 주입하기위해선 현존하는 입자가속기보다 훨씬 더 성능좋은 녀석을 만들어내야해. 당장 웜홀을 만들거나


아기우주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우리는 은하수만한 입자가속기를 만들어내야해. 하지만 그것은 정말 비효율적이며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갈거야.


과학이 고도로 발달되면 지구에서 발사된 입자빔을 우주공간에서 가속시켜 엄청난 에너지를 갖도록 만들 수 있을거야. 그것을 바로 레이저 입자가속기라고


하는데, 만약 이게 실현되면 은하 수준의 크기였던 입자가속기는 불과 10광년 남짓 크기로 줄어들게 되지. 이를 이용하여 실험실에서 우주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타당한지 검증이 가능할거야.




여섯 번째 : 무작정 기다리기




지금까지 연구한 모든 단계가 물거품이 돼버린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만물의 이론이 너무 비참하게 나와버리고 실험적 결과들도 모두 


비관적으로 나와버려서 우리는 죽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면?


우리는 무작정 오래 살아보고 봐야해. 때문에 모든 사고와 신진대사를 느리게 진행시키거나 아예 장기동면에 들어감으로써 위기를 피해갈 거야.


그러나 이들이 진정으로 종족유지를 원한다면 생명활동의 속도를 늦추는 과정은 수조년, 혹은 수조*수조년에 걸쳐 아주 느리게 진행되어야하지.


일반적으로 위에 나열한 현상들(아기우주, 웜홀)은 자연적으로는 발생할 확률이 0이 아닌 어떤 값을 가지고있어. 즉 엄청나게 오랜 세월을 기다리면 


한번정도는 일어날 기대를 할 수 있다는거야. 이러한 지적 생명체들은 1부에서 얘기한 것처럼 자신의 사고과정이 엄청 느려졌기 때문에 양자적인 


이런 기적과도같은 사건을 그들은 일상적인 사건처럼 겪으면서 살겠지. 느려터진 달팽이의 눈에 개미와 거북이는 엄청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천문학적 단위로 느려진 그들에게 있어서 역시 이런 자발적 아기우주의 탄생은 그런대로 자주 일어나는 사건처럼 느껴질거야. 설사 그들이 


이 사건을 놓쳤다고 해도 마치 버스를 놓친 후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것과 같이 그들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있겠지.




3. 마치며


지금까지 이 글을 보면


이 모든 단계들은 현대과학의 수준을 넘어도 한참 넘어서 마치 공상과학소설처럼 들릴지도 몰라. 그러나 이 우주적 종말은 먼 미래의 인류에게 있어서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은 확실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이 우주에서 탈출하는 방법밖에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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