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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 아이디어는 상당히 오래전에 제기됐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총리는 50년 후의 세계라는 책에 “50년 후에,
우리는 닭 날개를 먹기 위해 닭을 기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대신 우리는 닭의 한 부위만 기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라고 썼다.
배양육 연구는 1999년 빌렘 반 엘런이 최초 배양육에 대한 특허를 획득한 후
2004년 마크 포스트 교수가 네덜란드 정부에서 200만 유로의 지원금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네덜란드 정부의 지원금이 소진되고 나자 구글의 공동 설립자 세르게이 브린 같은 민간인들의 기부로 프로젝트 자금이 마련됐다.
세르게이 브린은 “가축이 사육되는 환경에 불편함을 느낀다”며 70만 유로를 기부했다.
배양육은 현재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
연구실에서 수작업을 통해서만 만들어지고 있다. 마크 포스트 교수와 연구원들은 소의 줄기세포를 분리해 이를 근육세포로 배양시켜 단백질, 설탕 등이 들어 있는 배양용액에 담가둔다.
배양액에 아미노산과 지방산을 투여해 일반 육류와 비슷한 맛을 내도록 하는데, 최근에는 조류 혼합물로 배양하기도 한다.
세포가 자라도록 수주 간 집중적으로 영양을 공급하면 근육세포들이 근육조직으로 변한다. 이 근육조직을 페트리 접시 안에서 서로 연결시켜 동물의 몸에 붙어 운동하는 것처럼 힘줄에 전기 자극을 준다.
2013년 8월 5일 영국 TV에는 배양육으로 만든 햄버거가 공개됐는데, 이는 마크 포스트 교수가 연구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얻은 결과였다. 이 햄버거는 3개월간 배양된 4,000만 개의 세포로 만들어졌다. TV 생방송에서 미국 언론가 조시 손발트와 오스트리아 영양과학자 하니 루츨러가 버터와 해바라기씨유로 구운 배양육을 시식했다.
이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여전히 원래의 햄버거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시 손발트는 “배양육의 식감은 일반 고기와 비슷하지만 좀 더 부드러웠다”라고 평가내렸고, 하니 루츨러는 “일반 고기보다 육즙이 적고 지방이 포함되지 않아서인지 맛이 약간 달랐다”라고 했다.
지방이 없어 고기의 육즙이 적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생방송에서 선보인 햄버거는 100% 근육세포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지방세포로 이루어진 배양육을 만들어내야 하는 또 하나의 과제에 당면한 마크 포스트 교수는 “그동안 우리는 근육조직을 키워내는 데 집중했다. 이제 지방조직으로부터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작업을 시작하려 한다.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를 떼어내면 지방세포를 만들 수 있다. 곧 혁신적인 품질의 배양육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마크 포스트 교수는 “줄기세포는 자기복제가 무한히 가능하다. 30년 전 처음으로 쥐에게서 줄기세포를 채취했는데,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배양육이 현실화되면 매년 수백만 마리에 이르는 동물 도축이 필요없어져 동물보호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배양육이 일반 육류처럼 소비된다면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획기적인 대책이 될 뿐 아니라 동물과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평균적으로 1인당 1년간 평균 육류 소비량은 돼지고기의 경우 28.7kg, 소고기는 10.8kg, 닭고기는 17.6kg, 양고기는 2.3kg이다. 선진국에서 더 많은 고기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사람들은 1인당 1년간 평균 43kg의 돼지고기를 먹는데, 이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 연간 1,430만 마리의 돼지가 도살돼야 한다.
하루 4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도살되는 셈. 게다가 육류에 대한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배양육 개발은 이런 엄청난 숫자의 가축들을 길러내느라 만들어지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나아가 물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