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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태양계의 물

과정 2017. 5. 11. 10:45



0. 서론 




 외계와의 접촉을 다룬 좀 오래된 창작물들을 보면, 외계인들은 종종 지구의 물을 자원으로써 약탈해 가려곤 한다. 


넓고넓은 우주에서, 오로지 우리 푸른별 지구에서만 물이 썩어넘치게 많다는 이유에서인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태양계 내의 원소를 모두 모아놓고, 그 비율을 따져보면 수소가 가장 많고 산소는 3번째로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소와 물의 화합물인 물또한 태양계에 썩어넘치게 많아야 하는것은 R.E.A.L F.A.C.T 


그러나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그렇게 느껴지는 사람은 적을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우선 지구의 물이 어디에서 비롯했는지에 대한 학계의 정설을 소개하고, 


그 연장으로써 태양계 내의 물이 전부 어디에 짱박혀 있는지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한다. 




1. 지구의 물 





알다시피 지구에는 물이 엄청 많다. 


지구 지표에 있는 물을 모두 긁어모아서 하나의 구로 만든다면, 그 지름이 1384km나 될것이다. 


그렇다면 이 물은 전부 어디서 온것일까? 






물이 행성의 탄생과 동시에 이미 존재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지구가 태어나기 전, 지구의 모태가 되었을 미행성은 태양 탄생 극초기의 강착원반 속을 공전하면서 


수많은 물질을 운석형태로 표면에 충돌시켯고, 심지어는 다른 미행성과의 충돌도 있었을 것이다. 


거기다 탄생 초기 태양이 내뿜던 에너지는 지금보다 훨씬 컷으리라고 추정된다. 


이런 환경에서 훗날 지구라고 불릴 미행성의 표면은 암석이 녹아내릴 온도를 가지고 있었을것이며


설령 거기에 물이 존재했다고 하더라도 순식간에 증발하여 높은 고도까지 올라간 끝에 태양풍에 의해 우주로 쓸려나가는 식으로 점차 소실되고 


혹은 높은 온도와 방사선에 의해 수소와 산소로 해리된 후, 수소는 우주로 날아가버리고 산소는 암석에 화합물 형태로 갇혀버렸을 것이다.


이런 과정은 지구 뿐만이 아니라 , 수성, 금성, 화성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났으며, 결국 기화 온도가 매우 높은 암석질과 금속이 주로 남게 된 것이다.




태양계 생성의 실제 과정을 본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그런 과정이 있었다고 확신할수 있는가 의문을 품을수도 있다.






태양계가 그런 과정을 겪었으리라고 추측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성계들이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그것을 관측했기 때문이다. 


관측되고 있는 강착원반의 갭 사이에서 행성이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며 생성되고 있으리라고 추측할수 있다. 



현재 학계의 정설에 의하면 지구 생성 초기에는 높은 온도로 인해 물이 유입되더라도 지표면에 정착될수 없었고, 


그후 수천만년후 태양의 온도가 내려가고 강착원반의 대부분이 행성으로 수렴되어 더이상의 충돌이 뜸해진 결과 지구의 온도가 떨어졋으며 


그때부터 지구로 유입된 물이 현재의 바다를 이루었다고 보고있다.  (구체적으로는 41~38억년 전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른바 '우주 유입설' 이다. 





 짙은 강착원반 밀도에 의한 잦은 천체간의 충돌과, 높은 태양에너지를 그대로 받고있던 지구 궤도에서 더 멀리 떨어지면, 


온도가 충분히 낮아서 물이 액체나 고체(얼음) 형태로 존재할수 있는 구역이 존재했을 것이다. 


이러한 물을 풍부하게 함유한 혜성이나 소행성 등이 목성과의 강력한 섭동에 의해 각운동량을 잃어버리고 지구 궤도까지 떨어졋고, 


그중 일부가 지구에 지속적으로 유입된 결과, 지구의 바다를 형성했다는 이론이다. 


즉 말하자면 태양계에는 원래 물이 엠창 많았지만, 지구는 좆나 뜨거워서 적당히 식기 전까지 물을 머금을수 없었을 뿐이라는 이야기이다. 




결론적으로 지구의 물은 태양계 형성 시점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이 물이 태양계와 함께 합성된것인지, 아니면 성간물분자(interstellar water)에서 비롯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대부분은 태양계 생성과 함께 합성되었고, 일부는 성간공간에서 왔으리라 추측되고있다.)






2. 우주 유입설에 대한 검증




학자들이 그저 외계의 관측자료를 보고 통박만 굴려서 지구의 물이 우주에서 유래되었다고 아가리를 털어대는것은 아니다. 


우주 유입설은 지구 물 기원에 대한 여러 학설들과 경합한 끝에 현재 정설로 자리잡고 있는 학설로써, 그 과정에는 많은 검증시도가 있었다.


그중 일부를 여기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우선 우주 유입설을 가장 간단하고도 확실하게 검증할수 있는 방법이라면,


지구 물 유입에 큰 역할을 했을것으로 추정되는 천체들까지 직접 가서 물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을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우주유입설을 증명하는 완전한 증거는 되지 못하는데, 설령 그런 천체에서 물이 대량으로 발견되더라도 


그 물이 실제로 지구의 물로 유입 되었는지에 대한 근거는 될수 없기때문이다. 


따라서 지구의 물과 천체의 물이 같은 기원을 띄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한다. 



그런데,


물분자가 다 똑같이 H2O인데, 어떻게 물의 '종류'를 특정할수 있을까?




여기에는 수소의 동위원소중 하나인 중수소(Deuterium) 가 쓰인다. 


중수소란 수소 원자핵(양성자,Proton)에 중성자가 하나 붙은 동위원소로써,


중성자 하나분의 무게가 추가된만큼 더 무거워져서 그 화학적, 물리적 성질이 약간 차이나는 원소이다. 


이러한 중수소는 자연계에 일정비율로 존재하며, 지구상의 수소 100퍼센트당, 0.015%존재한다.

(삼중수소는 '자연계에선' 극미량 존재한다) 




그리고 산소분자에 중수소 2개 혹은 1개가 붙은 물분자를 '중수(heavy water)' 라고 부른다. (이에 대비하여 일반적인 물은 '경수' 라고 지칭한다)


이 중수는 지구상의 물에 거의 균일하게 150ppm정도가 포함되어 있으며, 물리적, 화학적 성질의 차이를 이용하여 중수를 분리해낼수 있다. 


가령 예를들어,  경수의 끓는점이 100도인데 비해, 중수의 끓는점은 101.72도로 조금 더 높다. 


(경수에비해 중성자를 적게 흡수한다는 점에서 중수를 감속,냉각제로 이용한 원자로 설계도 있다.)




결국 지구외 천체에서 발견한 물의 중수비율을 정밀하게 조사하여


그 결과가 150ppm에 가깝다면 지구의 물과 같은 기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을 실제로 해낸 실험들이 있다. 





2-1 운석 중수소 측정


지구에 떨어진 운석은 대부분 소행성의 파편으로부터 비롯했으므로, 운석의 중수소 비율을 자세히 측정하면 


지구의 물과 소행성의 물이 같은 기원을 갖는가에 대한 추정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런 실험은 여러번, 많은 연구팀에 의해서 행해졋으며, 대체로 소행성과 지구의 중수소 비율은 거의 흡사하다는 결론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운석은 지구에 떨어지는 과정에서 바싹 구워지므로, 측정은 각종 수화물과 수소화합물을 대상으로 하게된다.




그러나 우주유입설에선 일반적으로 소행성보다는 혜성의 역할이 컷으리라고 추측하는데,  왜냐하면 


혜성의 물 비율이 소행성의 그것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이다. (혜성의 경우 거의 대부분 얼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많은 혜성 탐사선 미션들이 혜성에 포함된 중수비율을 밝히는 관측을 행하게 되었다. 




2-2  지오토(Giotto) 탐사선 





1986년 유럽 우주국의 지오토 탐사선은 유명한 헬리혜성의 596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하여, 혜성 꼬리의 성분을 분석하는데 성공한다. 


그중 80퍼센트는 물이였으며, 중수 비율은 지구의 그것보다 더 컷다. 


즉 헬리혜성의 물과 지구의 물은 그 기원이 같지 않다고 생각할수 있을것이다. 


학자들이 추측하기로는, 헬리혜성의 경우 태양계 외곽에 해당하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 에서 생성된 혜성이기 때문에 


지구의 물과는 기원이 달랏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록 헬리혜성과 지구 물의 기원은 달랏지만, 지오토 탐사선은 혜성의 조성을 정밀하게 측정함으로써, 


혜성은 그 질량 대부분이 얼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증명하였다. 


(약 80%가 얼음, 15%는 일산화탄소, 그 외에 소량의 이산화탄소, 메탄, 암모니아 등등)



 

2-3 딥 임팩트 (Deep Impact) 탐사선



딥 임팩트 탐사선은 혜성의 중수비율을 관측하는것이 주요 임무는 아니였다. 


이 탐사선의 임무는, 템펠-1 혜성의 내부 조성을 알아내는 것이였다. 





딥 임팩트 탐사선은 템펠-1 혜성의 내부조성을 알아내기 위해 단순무식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을 시도하는데, 


그것은 370kg짜리의 구리 충돌체를 혜성 표면에 직접 충돌시켜서 그 충격으로 튀어나오는 혜성의 내부물질을 관측하는 것이었다.





2005년 7월 4일, 

370kg의 구리 충돌체가 초속 10.2km (36720km/h) 의 속도로 템펠-1 혜성에 충돌하면서 약 4.8톤의 TNT가 터지는것과 같은 폭발력을 만들어냈고, 






성공적으로 템펠-1 혜성 내부의 물질조성을 관측하였다. 


이를 통해 혜성이 생각보다 훨씬 엉성하게 덩어리진 일종의 '눈덩이' 와 비슷한 상태라는것을 알아내었고, 


역시 다량의 물과 여러 물질을 관측할 수 있었다.





이후 딥 임팩트 우주선은 연장임무를 통해 하틀리 혜성(103P/Hartley)의 700km거리까지 접근하여 


하틀리 혜성에서 분출된 물의 중수비를 관측했다. 






이때의 결과는 우주유입설을 강하게 긍정하는 것으로, 하틀리 혜성의 물과 지구의 물은 중수비율이 거의 일치했던 것이다. 


하틀리 혜성은 헬리혜성과는 다르게 오르트 구름보다는 안쪽이고 명왕성, 해왕성 궤도보다는 바깥쪽에 있는 천체들이 위치하는 


카이퍼 벨트 (Kuiper belt) 에서 유래한 혜성이었으므로, 학자들은 카이퍼벨트 천체의 물과 지구의 물은 기원이 같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이른다. 




2-4 로제타(Rosetta) 탐사선  



작년에 67P혜성에 도착한 로제타 탐사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것이다. 






탐사대상인 67P혜성또한 하틀리 혜성과 같이 카이퍼 벨트에서 유래한 혜성으로 추측되었으므로, 


필레 착륙선은 67P의 표면에서 직접 혜성의 샘플을 채취하여 중수비율 측정을 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필레가 착륙하는 순간에 위치를 고정시켜 줘야할 하푼이 모종의 이유로 발사되지 않았고, 


그 결과로 필레는 2회나 튕겨나간 후 태양빛이 들지않는 계곡과 같은 지형에 떨어지고 만다.(아마겟돈 ㅎ) 


필레의 동력원이 태양광이였던 관계로, 장시간 태양광을 공급받지 못한 필레는 곧 동면모드로 전환하고 연락이 두절되게 된다. 


결국 필레를 이용한 직접 시료채취, 측정을 통해 중수비율을 밝히는 방법은 접어두고 로제타 탐사선이 혜성 주변을 돌며 


혜성에서 분출되는 물질을 분석하여 중수비율을 측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로제타가 측정한 중수비율은 헬리혜성의 그것보다도 더 높은것으로 판명되었다. 


결국 우주 유입설에 있어서 카이퍼벨트 혜성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것이라는 기존의 학설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을줄 알았던 탐사가 


사실은 그렇지 않은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학자들은 이 사실이 우주 유입설 자체를 부정하는 결과는 아니라고 말한다. 


일단 혜성들간의 중수비율은 서로 아주 큰 차이가 있음이 확인된 상태고,  이들이 섞이면서 지구의 중수비율로 수렴됫는지도 모른다.


거기다 소행성의 경우엔 우주유입설을 강력하게 긍정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의 일반적인 학설을 좀더 복잡하게 보완할 필요는 있는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필레 착륙선은 67P혜성이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면서 계곡에 태양빛이 유입된 결과, 현재는 기적적으로 동면모드에서 깨어난 상태다. 

현재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그동안 수집한 정보들을 보내고 있다.)







3. 식어 있던 물





우주유입설에 따르자면, 태양에서 화성보다 멀고 목성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부터는 


물이 액체나 얼음 형태로써 태양계 생성 초기부터 존재했다고 보고있다. 


일단 태양에서 멀수록 태양에너지를 적게 받아서 강착원반의 온도가 떨어지고, 


강착원반의 밀도 자체도 옅어져서 물이 쓸려나가지 않은 채로 존재할수 있었던 것이다. 




지구의 물이 이곳에 위치하던 천체로부터 유래했다면, 원래부터 이곳에 있던 물은 어디로 갓을까?


지구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동안 물이 유입된 반면, 이곳의 천체들은 생성시기때부터 이미 물과 함께 존재했다. 


그렇다면 이곳에 지구보다 물이 더 많아야 말이 될것이다. 




3-1 소행성대



소행성의 중수소 비율을 측정해보면 지구의 그것과 같다는 이야기는 언급하였다. 


그러나 소행성에 포함된 물이나 수화물의 비율은 소행성의 종류에 따라서 크게 다르다. 


그런 소행성들이 대부분 위치한 소행성대 에서 가장 크고, 물이 많은 천체가 있다. 





비교적 최근에 소행성에서 왜행성으로 재분류되었으며,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천체인 세레스(Ceres)이다.



최근에 던(Dawn) 탐사선이 세레스에 도착하여 궤도를 돌면서 상세한 이미지를 찍어 보냈는데, 


세레스는 특징적인 하얀 반점을 몇개 표면에 가지고 있으며


아직까지 저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학자들은 저 반점이 세레스의 내부 구조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있다.




세레스는 암석질로 된 핵이 있고, 그 위에 방대한 물,혹은 얼음이 존재하고 표면에 


두꺼운 얼음표면과 그것을 덮은 먼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세레스는 약간 찌그러진 타원형의 궤도를 돌며, 태양에 가까워졋다 멀어졋다 하는데 이에 따라서 일종의 계절이 생긴다고 생각된다. 


ESA의 허셜 우주망원경은 세레스의 '여름' 시기에 세레스 내부에서 분출된것으로 생각되는 수증기를 관측하기도 하였다.


(여름 시기의 세레스 표면은 영하 38도까지 올라가고 대기가 희박해 거의 진공상태인 세레스 표면이나 그 틈에서는 물이 충분히 증발할수 있다)


세레스의 특징적인 하얀 반점은 내부의 물이 표면을 뚫고 분출하는 과정에서 생긴 얼음산이거나 


혹은 그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형성된 소금언덕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아직 정확히는 모른다. 외계인의 흔적이라고 하는 병신들도 있다.)



세레스에 존재하는 물은 세레스 전체 질량의 약 23~28%를 차지한다고 생각되고 있으며 이 양은 지구의 모든 민물을 합한것보다 많은 양이다.


세레스 외에도 소행성대에 존재하는 천체들은 물을 제각각 품고 있는것으로 추정된다.






3-2 목성계 



태양계의 대빵, 목성은 그 위성의 스케일도 장난이 아니다. 


일반에 가장 널리 알려진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우로파,Europa)를 예로 들어 이야기해보자.





목성의 위성중에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가 있다. 


(넷 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주피터,목성)가 좆질하고 다닌 상대의 이름이다. 제우스 좆질 ㅅㅌㅊ? ) 


이 넷이 목성의 위성들 중 가장 크고 특징적이기 때문에 목성의 4대위성이라고 부른다. 



이중 유로파는 매우 큰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지구의 바다보다 더 큰 바다가 있다는 점이다. 





학설에 따라서 수치가 다르긴 하지만, 주로 10~100km 두께의 얼음층 밑에 무려 100~160km 깊이의 바다가 있을것으로 생각된다. 


유로파의 안에 그렇게 거대한 바다가 있을것으로 추측되는 여러가지 근거가 있는데, 





일단 유로파의 표면이 거의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과 






얼음'지각' 에 의해 형성된것으로 보이는 갈라진 지형, 



그리고 허블 망원경이 직접 관측한 유로파에서 분출된 것으로 보이는 수증기가 있다. 



또한 유로파에는 목성의 막대한 조석력이 작용하므로, 


조석에 의한 암석의 반복적인 융기와 침강에 의한 마찰력에서 비롯된 열에너지가 존재하고, 


이 열에너지가 표면온도 영하 170도인 유로파의 내부를 녹여 바다로 만들었을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정말 골때리는것은 




목성에 너무 가까워서 조석력에 의해 항상 화산이 폭발하고 너무 뜨거운 이오를 제외하면


가니메데, 칼리스토, 유로파는 모두 지하에 막대한 부피의 바다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모두 바다 위에 얼음지각이 존재하고 그 위에 분순물이 존재하는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유로파와 달리 가니메데와 칼리스토는 액체 물의 직접적인 증거는 관측된적이 없다.

질량으로부터 산출한 밀도와 탐사선으로 관측한 중력분포가 바다의 근거이다)




그리고 목성의 다른 위성들에도 물이 큰 비율로 포함되어 있다. 


결국 많은 물을 포함하고 있는 소행성대와 함께, 목성계 또한 막대한 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로파의 경우에는 방대한 바다가 액체상태로 존재하며, 조석력에 의한 지열로 비교적 따뜻하게 데워져 있으므로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조차 조심스럽게 타진되고 있다. 


원자력을 이용해 유로파의 얼음지각을 가열해 녹여서 지하의 바다로 뚫고 들어가는 유로파 바다 탐사선이 제시되어 있지만 


최근 나사는 예산문제를 들어, 차기 유로파 미션은 착륙선이 아니라 궤도 탐사선으로 낙찰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생명체가 실제로 있을 확률은 극히 낮다)






3-3 토성계 





멀리 갈것도 없이 토성은 저 특징적인 고리 자체가 거의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99.9%물, 그리고 소량의 암석) 


또한 ,


토성에도 만만찮게 큰 위성이 존재하는데, 이들도 목성계와 같이 내부에 바다가 있는 위성이 존재할까? 




짙은 질소 대기와 메탄으로 이루어진 바다를 가진것으로 유명한 타이탄(Titan)도 지표면은 얼음과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내부에 액체 물의 바다가 존재할것으로 추측되는데, 이로 인해 재밌는 현상이 일어날수 있다. 


즉, 타이탄의 지표에서 물이 분출된다면, 그 물은 지구에서의 용암과 같다는 것이다. 


타이탄 지표의 바다를 이루고 있는 메탄은 끓는점이 영하 162도인데 비해 물의 어는점은 0도이기 때문이다. 


지구에서의 용암과 같이 흘러나온 물은 액체메탄을 폭발적으로 증발시키고, 


열을 잃어버려 마치 지구에서의 용암이 그러하듯이 굳어서 지표가 될것이다. 


타이탄은 또한 지구를 제외한다면 지표에 액체(물이 아니라 메탄이지만)로 된 호수가 있는 유일한 태양계 천체이다. 




목성과 마찬가지로 토성의 위성들도 대부분 높은 비율로 물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별한 위성이 있다. 






딱봐도 물이 존나 많아보이게 생긴 엔셀라두스(Enceladus)이다. 


엔셀라두스는 내부에 액체 바다를 가진 천체 치고는 매우 작은데, 그 지름은 겨우 500km에 불과하다.  (세레스 보다도 작다)


이렇게 작은 크기를 가졋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에 액체 바다가 존재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 있는데,





바로 간헐천이다. 내부에 바다가 있다는 뺴도박도 못할 강력한 증거로써, 얼음지각을 뚫고 물을 마치 간헐천처럼 뿜어내는 현상을 보여준다. 


다른 커다란 위성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것으로 추측되지만, 엔셀라두스의 경우에는 그 작은 덩치로 인한 작은 중력에 의해 


간헐천이 훨씬 높게 분출되고, 심지어 우주공간으로 날아가기까지 한다. 





우주공간으로 날아간 물은 그대로 엔셀라두스의 궤도에 머무르게 되는데, 이것이 쌓이면서 토성의 E-ring을 형성한다고 생각된다. 


E-ring은 다른 고리에 비해 옅고 희미해서 잘 보이지도 않지만, 그 실제 크기는 다른 고리보다 훨씬 크다. 




이렇게 만들어진 E-ring의 물은 다시 엔셀라두스에 떨어져서 엔셀라두스의 특징적인 하얀 외관을 만드는것으로 추정된다. 









4. 그 외 




소행성대를 비롯해 목성계와 토성계에 물이 존나게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태양계 생성시점에 존재했던 물의 대부분은 여전히 그곳에 존재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외에는 물이 또 어디에 있을까?





4-1 화성 



화성에 물이 존재했으며, 지금도 소량 존재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축에 드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지금 존재하는 물이 과연 소량일까? 






 MRO(Mars Reconnaissance Orbiter)가 화성을 레이더로 스캔한 결과, 지하에 대량의 빙하가 지금도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빙하를 모두 녹여서 화성 표면에 균일하게 분포시킨다면, 화성 전체를 1.1m 수심으로 덮을수 있는 양이다. 






뿐만 아니라 빙하를 제외하고도 화성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물은 극관에 얼음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그 외에는 지하에 빙하로 존재하거나, 암석 사이에 갇혀있거나, 화학적 결합을 통해 수화물 형태로 갇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증거들이 화성에도 과거에는 바다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바다가 존재했을 화성이, 지금처럼 말라버린 이유로 학자들은 자기장의 부재와 낮은 중력을 들고있다.


중력이 낮은 화성에선 대기를 붙들어두기 힘들었고, 그래서 기압이 지구에 비해 훨씬 낮아졋으며


이에 의해 증발한 물이 화성 상공까지 올라가면, 거기에 머물게 되는것이 아니라 


자기장의 부재로 인해 직접 화성의 대기 상층부에 불어닥치는 태양풍에 의해 우주공간으로 쓸려나가고 


그런 과정이 수억년간 (구체적으론 39억년 전부터 35억년 전까지) 반복되면서 결국에는 갇힌 물과 얼음 외에는 모두 말라버렷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을 근거로 화성을 테라포밍(지구화) 해봣자 금방 말라버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러한 과정은 수억년이 소요되는 지질사건이므로 그런것 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때쯤이면 지구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화성이 마르건 말건 상관 없으며, 인류가 그때까지 남아있기나 할까?


(실제 태양풍으로 인한 화성 대기의 소실 속도는 MAVEN(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 탐사선이 측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화성에는 과거에 바다가 생성될 정도로 많은 물이 있었으나, 


현재는 대부분 소실됫으며 나머지는 지하와 극관에 갇혀있다.





4-2  달



달에는 당연히 물이 없을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는 달에도 극히 미량이나마 물이 존재하는데, 그 기원은 지구의 그것과 같다.


이러한 물은 달의 영구적 음지에 얼음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영구적인 음지란, 말 그대로 영구적으로 태양빛이 들지 않는 달의 지형으로써


달의 극지방에 존재하는 깊은 크레이터에 생기는데, 지구와 마찬가지로 달의 고위도에서도 태양이 지평선 가까이에서만 뜨기 때문이다. 

(고위도 지방의 백야현상을 생각해보라)


따라서 옆으로 길게 그림자가 생기고, 지형이 충분히 깊다면 달의 자전과 관계없이 계속해서 음지인 부분이 생기게 된다. 





나사는 여기에 잠들어 있을 얼음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LRO (Lunar Reconnaissnace Orbiter) 탐사선에서 LCROSS라는 일회용 탐사선겸 충돌체를 발사하여 


달의 카베우스 크레이터 (Cabeus crater) 안에 충돌시켯다. 





그 결과 크레이터 내부에서 튀어나온 소량이지만 분명한 물의 존재를 확인할수 있었다. 


달에 존재하는 얼음은 훗날 달에 영구적인 유인기지가 건설된다고 가정했을때, 식수 등으로 요긴하게 쓰일수도 있고, 


물을 전기분해해서 만든 산소와 수소를 연료로 삼아 로켓엔진을 구동시킬수도 있을것으로 기대된다. 


(전기분해 하는데 드는 에너지가 분리된 수소와 산소가 발휘하는 에너지보다 많지만, 

전기적 에너지를 화학적 추진 에너지로 변환할수 있다는 의미에서 제시되는 개념이다. 일종의 현지 생산,보급)







5. 마치며 



여기까지 지구의 물 기원에 대한 학계의 정설인 '우주 유입설'과 태양계 각지에 존재하는 물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그럼,


마지막으로 칼 세이건이 저서 <창백한 푸른 점> 에서 심우주 유인탐사에 대한 생각을 표현한 구절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모든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정착 생활은 우리를 불안하고 불만족스럽게 만들었다. 

마을과 도시에서 400대를 정착하여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잊지 않았다. 

열려있는 길은 부드럽게 우리를 부르고 있다. 

마치 어린 시절 잊혀진 노래처럼.


우리는 저 먼 곳을 일종의 '낭만' 을 가지고 바라본다.

아마도 이러한 이끌림은 

인류가 자연으로부터 도태되지 않기 위해 

세심하게 만들어진 것일 것이다. 


긴 여름, 온화한 겨울, 풍작, 이중 어느것도 영원하지 않다. 

당신의 삶,  당신의 부족, 어쩌면 당신 종족의 삶 전체가 

일부의 부지런한 이들에게 의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해할수 없는 것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땅과 새로운 세계에 이끌리는 이들 말이다. 


허먼 멜빌은 '백경'에서, 시대를 풍미한 방랑자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 먼 것에 대한 영원한 열망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나는 금지된 바다를 항해하고 싶다."


어쩌면 조금 이를 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직 때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다른 세계, 알려진적 없는 기회가 손짓한다. 

고요하게, 세계는 태양을 돌고있다.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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