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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 지구 이외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이 있을까? 이러한 물음은 과학자들은 물론 일반 대중도 호기심을 가지는 질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거대한 우주에 우리 혼자만 있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긴 쉽지 않다. 사실상 지구와 같은 행성이나 태양과 같은 항성은 우주 어디에나 널려있는
보편적인 천체들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기준으로 봤을 때 생명체가 존재하는 데 필수적인 물이나 기본적인 유기물들도 우주에 널려있다. 이러한 결과가
뻔히 나오는데 굳이 이 우주에 우리 지구만 생명체가 존재하리라는 보장을 쉽사리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저 유기물이 존재하니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다라는 추측만 내세울 뿐. 최근 급격한 관측기술의 발달로
지구 주변에만 수천여개의 외계행성이 존재함을 알아냈고, 가까운 화성에는 탐사선도 보내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보고 있지만 모두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하지 못하였다.
1. 슈퍼지구란?
슈퍼지구라는 말은 아마 우주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많이 들어봤을법한 용어인데, 슈퍼지구는 다른 어떠한 물리적 성질을 다 제외하고 오로지 질량을 기준으로
정한다. super라는 말이 붙기 때문에 지구의 질량보다는 크며, 지구질량의 10배까지를 슈퍼지구라고 한다. 10배를 넘어가게 되면 표면대기압과 중력이 세져서
해왕성이나 천왕성같은 준가스행성이 된다고한다. 슈퍼지구는 다른말로 미니해왕성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들은 보통 지구 반지름의 2~4배가량까지의 행성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학자들은 고등생명체가 살 것이라고 추측하는 외계행성이 바로 이 슈퍼지구라고 보고 있다.
2. 생명체가 살기 위해선?
과학자들은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있어야한다고 한다. 그 첫 번째 조건은 액체 상태의 물이다.
모든 생명체의 근원은 이 물로부터 시작한다는게 학자들의 말이다. 두 번째 조건은 궤도 안정성인데, 자전주기/공전주기 의 값이 1/9보다 작아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 값이 1/9을 넘어버리면 태양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지역이 많아진다. 반대로 어두운 부분은 더 오랫동안 어두워지기 때문에 그만큼
온도차가 극심해진다. 이 극심한 온도차는 양지에서 음지로 엄청난 세기의 바람을 일으키는데, 지구 대기 상층부의 제트류가 표면에서 분다고 생각하면 된다.
세 번째 조건은 대기이다. 대기는 생명체가 호흡을 하며 에너지를 만들면서 살아가야하기 때문에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네 번째 조건은
자전축의 기울기이다. 실례로 천왕성을 보면 천왕성의 자전축은 황도면과 거의 나란하다. 다른 행성들이 황도면에 수직하거나 약간 기운 것과 비교할 때
큰 차이점이 아닐 수 없는데, 이때문에 천왕성의 자전주기는 16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공전주기가 84년이기 때문에 42년 동안 낮, 42년동안 밤이 된다.
천왕성과 같은 극단적인 자전축의 기울기는 낮과 밤의 어마어마한 온도차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마지막 조건은 바로 온도이다. 이 온도는 위의 첫 번째 조건과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액체 상태의 물은 1기압 기준 0~100도 사이에 존재하므로
온도가 이 사이에 있다면 큰 문제는 없다.
보통 외계행성에 생명체가 살 가능성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바로 항성과의 거리이다. 학자들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구역을 이른바 골디락스 존이라고
칭하는데, 이 골디락스존은 쉽게말해 너무 차갑지도, 또 너무 뜨겁지도 않은 구역을 뜻하며 위의 다섯 가지 조건 중 가장 필수적인 조건인 액체상태의 물 존재와
표면온도조건을 포함한다.
3. 지구 유사성 지수(Earth Similarity Index)
지구 유사성 지수란 행성의 물리적 특성이 지구와 얼마나 비슷한지를 나타내주는 척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값은 0부터 1까지 변화한다. 1에 가까울수록
지구와 유사하며, 0에 가까울수록 지구형 행성과는 거리가 멀게 된다. 이 수를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표면온도, 크기, 질량, 중력가속도
등이 있다. 실례로 금성의 지구 유사성 지수는 약 0.4, 화성의 지구 유사성 지수는 약 0.7가량 된다. 보통 0.8 이상일 때 지구와 유사하다고 본다.
4.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외계행성의 목록
아래 9가지 목록은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중 ESI를 비롯한 액체상태의 물 존재유무, 골디락스존에 위치여부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하여 2012년
아레시보 전파천문대에서 내린 결론이다. 순위가 올라갈수록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되며,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
1위는 Gliese 581 g 행성이 차지했고, 9위는 Tau Ceti f 행성이 차지했다. 이제 9가지 목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9위 Tau Ceti f
태양과 아주 비슷한 주계열성인 Tau Ceti는 고래자리에 위치한 별인데, 실시등급 3.5등급 정도로 육안으로도 보인다. 이 Tau Ceti 별에는 5개의 행성이 존재함이
알려져있다. 그중 f 행성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외계행성으로, 태양계로 치면 화성 급 정도 거리에서 모항성 주위를 약 642일에 걸쳐 공전한다고 알려져있다.
질량은 지구의 약 6.4배가량 하는 거대한 행성이며, 표면온도는 대기가 없을 시 평균적으로 영하 40도에 이르며, 질량이 크기 때문에 대기가 있다면
그 두께가 상당하리라고 생각되며, 이경우 표면온도는 0~ 50도 사이를 웃돈다고 한다. 지구와의 거리도 그렇고 생명의 존재 가능성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이 행성을 후에 테라포밍한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 이 행성의 지구 유사성 지수는 0.71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정도 유사성이면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고 본다.
8위 Gliese 581 d
글리제 581 항성계는 유명한 외계항성계인데, Gliese 581은 총 6개의 행성을 거느렸다. 이중 d 행성은 g행성과 더불어 글리제 항성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으로 알려져있다. 모항성으로부터 약 0.22AU(3천만km정도) 떨어진 곳에서 66일에 한 번씩 공전하며 질량은 약 지구의 7배정도
되는 슈퍼지구이다. 모항성이 워낙 어둡고 왜소하기 때문에 행성이 가까이 있어도 태양처럼 작렬하는 환경이 되진 않으며, 대기가 있다면 영상 20도를
상회하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시뮬레이션 결과 나왔다. 지구 유사성 지수는 0.72정도로 어느정도 지구와 비슷한 환경임을 알 수 있다.
7위 Gliese 163 c
Gliese 163 c는 지구로부터 약 49광년 떨어져있으며, 황새치자리 부근에 자리잡고 있다. 이 항성계에는 c 행성을 비롯하여 총 3 개의 행성이 모항성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으며, 그중 c 행성은 두번째로 먼 행성이다. 대략 1700만km떨어져서 공전하고 있으며, 공전주기는 25일가량 된다.
질량은 지구의 7배가량으로 비교적 큰 슈퍼지구에 속한다. 이 행성 역시 골디락스존의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대기가 존재한다면 표면온도는 30도 가량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행성의 지구 유사성 지구 역시 0.72로 Gliese 581 d행성과 유사하며, 지구와 어느정도 비슷한 환경임을 예상할 수 있다.
6위 Tau Ceti e
Tau Ceti e 행성은 문명5를 해봤다면 알 법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명 5에서는 여러 외계행성을 거점으로 삼을 수 있는데, 그 거점 중 하나가
바로 타우세티 e 행성이기 때문이다. 게임 내에서는 바다와 군도로 이루어진 행성으로, 매우 다양한 생명체의 존재와 함께 풍부한 자원이 매장되어있는 곳으로
소개되고 있다. 질량은 지구의 약 4.3배가량 하는 슈퍼지구이며, 모항성으로부터 약 7500만km정도 떨어진 곳에서 약 166일을 기준으로 한 번씩 공전한다.
타우세티 항성계의 골디락스존은 태양계와 매우 유사하며, e 행성은 이 골디락스존의 안쪽 경계선 부근에 있다. 태양계의 금성이랑 비슷한 위치라고 보면
될 것이다. 대기가 존재한다면 그 표면온도는 대략 70도정도 될 것으로 보이며, 이경우 액체상태의 물은 존재할 수 있으나, 지구의 생명체가 간다면
아마 호열성 세균 외의 생명체는 살기가 힘들 것이다. 지구 유사성 지수는 0.77로, 워낙 태양계와 비슷한 환경이고 타우세티 별이 태양과 가깝기 때문에
학자들은 먼 훗날 테라포밍의 대상으로 이 행성을 꼽고 있다.
5위 HD 85512 b
이 행성은 K타입의 별 Gliese 370 주변을 공전하는 외계행성인데, 지구로부터 약 36광년가량 떨어져있다. 남쪽 하늘에서만 볼 수 있으며, 돛자리 근처에
위치해있다. 질량은 지구의 약 3.6배정도 하며, 약 3천만km떨어져서 54일에 한 번씩 공전한다. 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대기가 없을 때의 표면온도는 약 영하 3도
정도로 이는 대기가 없을 때 지구의 표면온도와 비슷한 수준이며, 대기가 존재할 시 예상되는 표면온도는 약 24도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것이라고 한다.
골디락스존의 안쪽에서 공전하기 때문에 약간의 대기만으로도 표면온도는 금방 올라갈 것이며, 조금이라도 두껍다면 금성의 운명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한다.
지구 유사성 지수는 0.77을 기록했다.
4위 HD 40307 g
이 행성은 남반구에서만 관측할 수 있는데, 남반구의 화가자리에 위치한 HD 40307 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으로, 지구로부터 약 42광년 정도 떨어져있다.
이 항성은 6개의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데, 이중 g 행성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약 0.6AU(8천만 km정도)근처에서 200일 주기로 공전하는 이 행성은
지구 질량의 약 8배정도 하는 슈퍼지구로, 표면온도는 약 영하 3도정도로 보고 있다. 이 행성의 지구 유사성 지수는 0.79로 마지노선인 0.8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위 Kepler 22 b
이 행성은 백조자리 부근에 위치한 Kepler 22 항성을 공전하는 행성으로, 이 별은 오직 b 행성 하나만 거느리고 있다. 약 1억 3천만km근방에서 290주기로
공전하는 이 행성은 모항성도 태양과 아주 비슷한 G타입이며,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근일점과 원일점 모두 골디락스 존에 위치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다만 여름과 겨울의 기온차가 매우 클 것이다.
이 행성은 지구 직경의 약 2.4배정도 하는 슈퍼지구이며 그 질량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대 50배까지 커질 수 있다고한다. 표면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가득할 것으로 생각되며, 대기층도 상당히 두꺼울 것으로 보고 있어 거의 준 해왕성급에 속하는 가스형 행성이라고도 보고 있다. 만약 이 행성이
지구정도 두께의 대기를 갖고 있다면 표면온도는 지구와 상당히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되며, 금성 정도 대기압이라고 하면 표면온도는 470도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ESI는 0.81정도로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2위 Gliese 667C c
2011년에 발견된 이 행성은 전갈자리부근에 위치하며 지구로부터 약 22.7광년 떨어져있다. 이곳의 환경은 약간 특이한데, 바로 태양이 3개라는 점이다.
세 항성의 질량중심을 중심으로 약 28일에 걸쳐 한 바퀴 회전하며 지구가 받는 태양에너지의 약 90%까지 받는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가시광이 주된 지구와는
달리 이 행성은 적외선 근처의 전자기파를 받기 때문에 실제로 가시광 영역만 따지면 지구의 약 20%남짓이라고 한다.
지구 유사성 지표는 0.85정도로 아주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질량은 지구의 약 4배가량되며 표면온도는 지구의 평균온도인 영상 15도를 살짝 웃도는
정도라고한다. 따라서 생명체가 살기 가장 적합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1위 Gliese 581 g
글리제 목록 중 가장 유명하다고 볼 수 있는 글리제 581은 거느리고 있는 외계행성 덕택에 그 명성이 자자하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6개의 행성이
공전하고 있으며, 이중 g 행성이 주목받고있다. 지구로부터 약 20광년 남짓의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더욱 눈여겨봐야한다.
질량은 지구의 약 2~3배가량되는 슈퍼지구이며 모항성으로부터 약 2천만km 떨어져서(참고로 태양과 수성사이의 거리는 약 5천만km이다)
약 36일에 한 번씩 돈다. 골디락스존에 위치하며 현재까지 가장 높은 지구 유사성 지수를 보이는데, 그 값이 무려 0.92로, 거의 지구와 다름없는 수준이다.
5. 마치며
최근 나사는 외계 행성들이 생명을 탄생시키는 데 필요한 환경을 지니고 있는지 연구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과학자들이 협력하는 이른바 넥스(NExSS)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구과학자, 행성과학자, 태양 물리학자, 천체 물리학자 등이 참여하는데, 이러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협력하여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외계행성과 실제 이 행성에서 생명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밝히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 발사 될 우주망원경인
TESS와 허블우주망원경의 후계자인 제임스 웹 망원경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각각 2017년과 2018년에 발사될 것이고 이들은 기존의 망원경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자랑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외계행성을 찾아낼 것이고 이들을 훨씬 더 상세하게 관측할 것이다. 이들을 바탕으로 학자들은
운이 좋다면 수십년 이내로 외계 생명체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