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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힘의 통일

과정 2017. 4. 2. 08:47

지난 2012년은 입자물리학에 있어서 축배를 들어도 모자랄 만큼 역사적인 해였어. 바로 근 50년동안 이론 속에서만 존재하던 힉스입자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해였으니깐 말이야. 이과이거나 이과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힉스'라는 입자는 소립자와 같은 조그만 녀석들에게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로 알려져있어. 1960년대에 처음 가설화됐고, 그로부터 무려 50여년이 흘러 발견된 셈이지.


이번에 얘기해볼 주제가 바로 힉스메커니즘과 힘에 관한 내용이야. 사실 이부분은 교양 수준으로도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하며 이해하기도 힘든 분야이지만 최대한


쉽게 설명하기위해 노력해볼게. 그럼 시작한다.




1. 우주의 기본적인 4개 힘



과학자들의 지금까지 연구에 의하면 우주에는 기본적으로 네 가지의 힘이 존재한다고 보고있어. 노짱도 지옥행 열차를 타게 한 중력, 겨울철에


은근 짜증나는 정전기의 주범인 전자기력, 그리고 우리는 못느끼지만 중성자의 분해에 관계된 약력(요새는 약한 상호작용이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양성자와 중성자를 묶어놓는 강력(강한 상호작용)까지. 이렇게 우리는 실생활에서 계속적으로 힘을 느끼며 이 힘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살아가고있어.


참고로 약력과 강력은 그 적용범위가 미시세계에서 다뤄질 만큼 아주 짧아서 우리는 중력과 전자기력만을 몸소 체험할 수 있지.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힘을 어떻게 느끼는걸까? 나라는 사람과 지구라는 물체는 도데체 이 중력이라는 힘을 어떻게 만들어낼까.. 초창기 학자들은


힘을 발견했지만 그 힘이 발생하는 원인을 몰랐었어. 그래서 과학자들은 한 가지 가정을 세웠지. 바로 이 힘들을 매개하는 무언가를 입자들이


주고받기 때문에 힘이 발생하는 것이다! 라고 말이야. 한 가지 예를 들어볼까?


네 가지 힘은 기본적으로 인력 또는 척력으로 구분할 수 있어. 예컨데 중력은 인력이며 전자기력은 전하가 같을 때 척력, 다를 때 인력이지.




강 위에 두 개의 배가 떠있어. 각각의 배 위에는 한 명의 사람이 서있는 상태야. 이중 한사람은 공을 갖고있다고 가정해보자.


한 사람이 공을 다른사람에게 던지면 어떻게될까? 공을 던진 사람은 뉴턴의 작용반작용법칙에 의해 공을 던진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밀려나겠지?


때문에 배는 바깥쪽으로 밀려날거야. 


자 반대로 공을 받는사람은 어떻게될까? 그사람은 공을 받았기 때문에 바깥쪽으로 운동량이 더해져 역시 바깥쪽으로 움직이게 돼.


즉 두 입자 사이의 척력이란 이러한 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발현된다고 볼 수 있지. 바로 이러한 설명이 입자물리학에서 말하는 척력이야.




자 이번엔 스케이트보드위에 서 있는 두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번엔 공이 아니라 부메랑을 들고있어. 부메랑의 특성 상 던지면 다시 되돌아오게 돼.


따라서 한 사람이 부메랑을 바깥쪽으로 던지면 작용반작용에 의해 사람은 안쪽으로 이동하며, 그 부메랑은 한바퀴를 빙 돌아와 반대편 사람에게 도착하는데,


이사람 역시 부메랑의 운동 방향으로 충격이 가해졌으므로 안쪽으로 이동하게 돼. 바로 이러한 설명이 입자물리학에서 말하는 인력이야.


즉 인력과 척력은 이러한 공과 부메랑(매개입자, 혹은 보존)을 통해 발현된다고 볼 수 있는거야.




입자물리학에서 나오는 이러한 보존들은 실제로 발견이 됐으며, 강력의 경우 글루온, 약력의 경우 W,Z보존, 그리고 전자기력의 경우 광자가 해당녀석들이지.


하지만 중력의 매개입자라고 생각되는 중력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어. 이를 발견하게 되면 필시 노벨물리학상 감일거야.


(참고로 중력이라는 힘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증명됐듯이, 질량체가 만들어낸 공간의 왜곡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고있어.


한편, 입자물리학에서는 위와같은 원리로 중력을 설명 할 필요성이 있었지만 '중력자'라는 매개입자가 아직 발견이 안됐어.)


이렇게 보면 각각의 힘은 서로 다른 성질을 지닌 것처럼 보여. 하지만 우주 초기에 우주가 콩알보다도 훨씬 작았을 무렵에는 이 네 힘들이 서로 합쳐져


하나의 힘처럼 작용한다고 입자물리학자들은 보고있어. 




이러한 힘의 통일은 1970년대에 약력과 전자기력을 시작으로 현재는 전자기력, 약력, 강력 세 힘이 


매우 고온상태에서 그 특성을 잃고 하나의 힘처럼 작용함이 밝혀졌어. 하지만 이들의 매우 세부적인 세기는 조금씩 다르다고해.(즉 완벽한 통일은 아니라는 셈)


이제 중력만 통일하면 모든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이 완성되는 셈인데, 이녀석이 정말 골치아픈녀석이야. 중력은 그 자체로 워낙 약해.


대충 얘기하면 전자기력보다 10^36정도 약하지(100만*100억*100억*100억배). 즉 미시적인 세상에서 중력은 정말 다루기 힘든 녀석이라는거야.


때문에 양자역학적인 관점에서 이녀석들을 해석하게 되면 '확률'이라는 값이 0~1사이에서 노는것이 아닌 '무한대'가 돼버려. 즉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 된거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끈이론'이 나온거지.


얘기가 좀 바깥으로 센 것 같은데, 다시 정리하면 우주가 콩알보다 훨씬 작았던 우주 초창기 시절에는 네 가지 힘이 통일됐다고 볼 수 있어.


그렇다면 일반적인 상태에서 봤을 때 서로다른힘들이 어떻게 이렇게 합쳐질 수 있는걸까?


이는 '힉스 메커니즘'과 관련됐다고 볼 수 있어.


2. 힉스메커니즘



힉스장을 통과하면서 질량을 갖게된 입자(빨간놈)



힉스란 입자물리학에서 얘기하는 '힉스 보존'을 보통 이야기해. 즉 입자들에게 '질량'이라는 값을 부여하는거야. 뜬금없이 왜 이런 입자를 이야기한걸까?


1960년대 당시에는 입자물리학의 전성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입자물리학의 꽃이 피던 시절이었어. 그당시 과학자들은 이른바 '환원주의'라는것에


입각하여 더욱 더 작은 입자를 발견하기위해 노력했지. 여기서 환원주의란 이 세상의 근본을 깨닫기 위해 하는 생각 정도로 보면 되는데, 쉽게말해


세상을 이루는 물질은 쪼개고쪼개다 보면 더이상 쪼갤 수 없는, 즉 모든것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입자로 되어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거야.



그리하여 대 입자물리학시대가 열린 것이었고, 이덕분에 수많은 입자들이 발견돼. 근데 문제는, 이러한 환원주의에 입각하여 물질을 계속 쪼개다보니,


더럽게 많은 입자들이 튀어나온거야. 저번에 소개했던 '최초의 3분'에서도 새로운 용어를 많이 접해봤지? 그리스문자를 다 써도 모자랄 만큼의 


많은 입자가 계속 나오다보니 뭔가 이상하게 생각한거야. 도데체 얘네는 뭘까? 왜 서로 다른 질량을 갖고있는거지?


즉 입자를 계속 발견하고보니 얘네들이 왜 그러한 성질을 갖고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봉착하게 됐고,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나온 것이


바로 힉스라는 개념이야. 즉 힉스메커니즘을 통해 입자들이 이러이러한 질량을 갖게 됐다! 라고 설명하면 정말 깔끔하게 되는거지.




힉스를 간단히 설명하면, 우주에는 힉스장으로 가득 들어차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즉 20세기 초에 나왔던 진공속에서 빛이 이동하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됐던 '에테르'라는 물질과 어느정도 뜻이 통하는 녀석이라고 볼 수 있어. 단지 에테르는 빛이 진동하여 직진할 수 있게 하는 용도로 쓰였고,


힉스는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물질과 입자들이 어떻게 질량을 가지는지 설명할 수 있게 하는 용도로 쓰인거야.



초기 과학자들은 우주가 에테르로 가득 찬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즉 어떠한 입자는 이 힉스장에 부딪혀 이른바 '마찰'을 발생시키며, 이 마찰에 해당하는 만큼 질량을 갖게 된다! 라는 것이 힉스메커니즘이야.


쉽게말해 멸치와 파오후가 수영시합을 한다고 해보자. 멸치는 지방이 없기 때문에 물에 잘 뜨진 않겠지만 수영을 할 줄 알면


표면적이 작기 때문에 그만큼 저항을 덜 받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반면, 파오후는 지방이 많아 물에는 쉽게 뜨겠지만 표면적이 매우 크므로 


저항을 많이 받게되어 추진력이 훨씬 덜하지. 즉 힉스에서 무거운 입자는 그만큼 마찰을 많이 받게 되어 상당한 질량을 가지지만, 


가벼운 입자는 그만큼 마찰이 적어 작은 질량을 가진다는 원리라고 볼 수 있어.



3. 우주초창기 힘의 통일은?



자 그러면 우주 초창기에 있었던 대통일시대는 어떻게 생긴걸까? 


입자물리학에 의하면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은 서로 다른 질량을 가지고 있어. 전자기력을 매개하는 광자는 질량이 없으며, 약력을 매개하는 W,Z보존은


대략 양성자의 100배 무게만큼을 지녀. 참고로 양성자는 1.6*10^(-27)kg정도로, 이는 10조분의 10조분의 1 kg이야.


글루온은 엄청나게 작은 질량을 지니지만 0은 아니야. 즉 매개하는 입자들은 서로 다른 질량을 지니고있는 셈이지. 


때문에 이들을 주고받는 입자들 사이에서의 힘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어.(볼링공을 주고받는거와 발리볼을 주고받는거는 그 느낌이 다르겠지?)


여기까지 정독했다면 얘네들이 어떤 식으로 통일됐는지 감이 서서히 올거야.


우주 초창기에는 그 온도가 수조도에 육박할만큼 매우 높았어. 이러한 고온의 상태에서는 우주 전역에 깔려있던 '힉스장'이라는 것 자체가 증발됐다고


해. 마치 처음에는 물처럼 존재했던 녀석들이 고온으로 증발하는 것처럼 이 힉스장이라는 것들이 증발한 거지.


얘네가 증발하면 어떻게될까? 수증기가 눈에 안 보이듯, 힉스장 역시 기존 입자들에게 안 보였으며, 기존에 힉스장에 의한 마찰때문에 생겼던 


질량이라는 물리량이 아예 사라져버려. 즉, 매개입자들이 더이상 마찰을 못 느껴 질량이 사라졌고, 이때문에 힘의 특성이 사라져버린거야. 


이러한 힘들이 서로 같은 매개입자를 통해 힘을 발현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질량이 없으므로) 그 세기는 거의 동일한 셈이지. 


그 후 수조분의 1초보다 훨씬 더 짧은 시기에 온도는 수천조도에서 수조도로 급격하게 낮아졌고, 증발되었던 힉스장은 다시 액화(?)되어 


원래의 성질을 지니게 돼. 그리하여 각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이 질량을 가지면서 힘들이 서로 분리됐고, 이들은 오늘날 네 개의 힘이 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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