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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또 과학자들이 믿고있는 우주론 중 하나는 빅뱅이론이야. 137억년 전 무에서 알 수 없는 폭발로 인해 급속도록
팽창을 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이론이라는 것은 누구든 알법한데, 이 이론을 잠시 생각해보면 우주가 마치 끝이 있는,
즉 유한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있음을 알 수 있어. 하나의 점에서 폭발로 커진다면 우주가 농구공크기만할 때도 반드시 존재했을 것이고,
이 농구공 크기라는 것은 크기를 잴 수 있는거기 때문에 그당시 사람이 살았다면 유한하다고 결론내릴 수 있겠지?
그렇지만 현재 우리는 지금의 우주가 워낙 커서 유한한지, 무한한지 그것을 가늠할 수 없는 형편이야.
과연 진실이 밝혀지는 날이 오기는 할까? 둘중 어느쪽이 진실일까?
만약 우주가 크기를 갖고있다면, 즉 우주가 유한하다면 별에서 나온 빛은 우주를 몇 바퀴 뱅 돈 후에 우리 망원경에 도달할 수도 있어. 두 평행한 거울이
반복되는 상을 만든 것처럼 공간을 주기적으로 가로지르는 빛도 은하와 별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만들어내겠지. 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다중영상을 발견한 사례는 없어. 그렇다고해서 우주가 무한하다는 말은 아니야. 우주가 너무 커서 그 빛이 아직 우리 망원경에 도달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으니깐. 이말은, 유한한 우주는 규모가 클수록 자신의 몸집이 무한대인 척 위장하기가 쉽다는뜻이겠지.
다중영상이 보여야하지만 그러한 사례가 현재까지 없다.
만약 공간이 유한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공간이 수축되는 상황을 머릿속에서 상상해볼 수 있어.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시간이 0에 가까웠을 때,
즉 우주가 탄생하는 그 순간에 가까웠을 때, 우주가 아주 작은 점이었다는 가정은 수학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어. 현재 우주가 팽창하고있기 때문에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수축하게 되며, 그 시간이 0에 가까워졌을 때 아주 작은 점이었다는거지. 하지만 공간이 무한이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져.
지금 우주의 크기가 무한대라면 과거에도 무한대였고 미래도 무한대가 돼. 즉 우주는 과거에도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할 거야.
무한대의 우주가 오그라들면 그 안에 있는 천체는 서로 가까워지면서 밀도가 한없이 커지겠지만 그래도 공간은 여전히 무한대야.
무한히 큰 우주가 반으로 줄어들었다고해서 유한해질까? 아니지 계속 무한이지. 1억분의 1로 줄어든다면? 그래도 여전히 무한대야. 마찬가지로
무한히 큰 우주의 시간을 거의 0으로 되돌린다고 해도 공간은 여전히 무한대이지.
자 지금부터 우주가 무한하다면 가능할 일에 대해 알아보자!
지금 카드놀이를 하고있다고 하자. 트럼프 카드의 한 세트는 52장이야. 우리는 이 카드를 매우 열심히 섞고있어. 그렇다면 나올 수 있는
배열의 가짓수는 몇개가 될까? 경우의 수에 대해 조금 공부한 사람이라면 금방 그 답을 52!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거야.
(모르는 사람을 위해 잠시 설명하면 제일 앞에 올 수 있는 카드의 경우가 52가지, 그 다음에 올 수 있는 카드의 경우가 51가지... 중략... 마지막에 올 수
있는 경우가 1가지 해서 52*51*50*......*2*1이지. 이를 52!(팩토리얼)이라고 불러)
이 값을 계산하면 8*10^68이라는 어마어마한 수가 나오지만 무한히 큰 수는 아니야. 만약 일게이들이 수없이 많이 카드를 섞어서 섞은 횟수가
8*10^68번이 넘었다고하면 8*10^68+1번째 섞은 카드 배열은 이전에 만든 모든 배열 중 어느하나와 반드시 겹치게 돼. 시행횟수를 무한히 늘린다면?
각각의 경우의 수 역시 무한히 나오겠지.
이 개념이 바로 무한우주론의 기본이자 핵심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경우를 우리 우주에 적용시켜보자. 무한히 큰 우주의 대부분 영역은 우리 시야를 벗어나있어.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우주의 크기는
반지름 약 137억광년 정도의 구야. 우주가 137억년 전에 탄생했을 때 빛이 나왔다고 하면 제아무리 멀리가봤자 137억광년이기 때문이지.
빛이 자기 속도를 넘는 일종의 타키온같은 물질이라면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그어떠한 물질도 빛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볼 수 있는 영역의 한계는 반지름 137억광년의 구 정도이지.
그래서 이 시야를 벗어나는 천체는 지구로부터 137억광년 이상 떨어진 모든 천체들이야. 하지만 우주는 팽창하고있기 때문에 결과는 약간 달라져.
아득히 먼 과거에 어떤 별에서 빛이 방출되어 지구를 향해 머나먼 항해를 시작하는 동안 우주는 가만히있지 않고 계속 팽창을해왔어.(무한히 큰데 팽창이라니 좀 웃기네)
그렇기때문에 그 빛이 이제 막 지구에 도달했다면 그동안 우주가 팽창해서 현재 눈에 보이는것보다 훨씬 더 멀리 달아나게 돼.
이를 전문용어로 comoving distance라고하는데, 아무튼 이런식으로 계산을하게되면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의 크기는 자그마치 반지름이 470억광년이나 돼.
하지만 지구로부터 얼마이상 떨어진 곳은 관측할 수 없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야. 그렇기때문에 이렇게 먼 천체들을 두고 천문학자들은
"우주지평선(cosmic horizon) 너머에 있다"고 말하지.
하지만 이러한 점은 그 멀리있는 천체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 지구에서 방출된 빛은 아직 이 우주지평선 너머로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거기에 고등생물이 살아서 아주 멀리 떨어진 별의 행성까지 볼 수 있는 망원경을 가지고 있더라도 지구라는 것의 존재는 아예 모르겠지.
하지만 이 우주지평선은 단순히 눈에 보이고 안보이는 여부만 결정하는게 아니야.
우주에 그 어떤물체도 빛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없어. 이는 대상의 정보도 마찬가지지. 그렇기때문에 두 지점이 너무 멀리떨어져있다면
이들 사이에서는 그 어떠한 영향도 오갈 수 없어. 즉 이 두지점에 사는 생명체는 서로에 대해 완전히 고립된 채 살아가야하지.
cosmic horizon을 넘어가게 되면 상호간 정보교환이 불가능하다
우주가 매우 크지만 유한하다면 우리는 이 공간을 이러한 유한개의 버블로 나눌 수 있어. 하지만 우주가 무한하다면?
이렇게 고립된 버블은 무한히 많게 되지. (여기서 버블은 우리가 관측가능한 우주의 크기를 생각하면 돼.)
이러한 버블 자체는 유한한 공간을 가지고있어. 그렇기 때문에 이 유한한 공간에서 생길 수 있는 물질 배열의 조합 역시 엄청나게 크지만 그 값은
유한한 값이지.(엄밀하게 따지기 위해서는 양자역학까지 들어가야하지만 그러면 너무 머리가 아플거야.)
위에서 살펴본 트럼프카드의 배열과 같이 나올수 있는 경우의 수는 유한한데, 시행 횟수가 무한히 많아지게 되면 각각의 경우는
무한히 나오게 되지. 즉 무한개의 버블들이 서로 충분한 거리를 두고 반복적으로 배치가 되면 그 개수는 무한하기 때문에 입자배열이 완전히
동일한 버블이 반드시 나오게 돼. 바로 이것이 우주가 무한하다고 했을 때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이야. 이 버블을 가리켜 평행우주라고해.
우주가 무한하다면 이러한 버블은 무수히 많게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버블에 배열될 수 있는 입자의 가짓수는 약 10^(10^120)개 정도라고 해. 1 다음에 0이 10^120개 붙어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수지.
따라서 이 무한한 우주에 지금 시간에 잉여롭게 코를 후비면서 낄낄대는 자신은 대략 10^(10^120)*940억광년 떨어진 저 먼 우주에 동일하게 존재하는거야.
내가 딸을치면 그 세계에서도 딸을치게되는 셈이지.
하지만 이는 이 버블의 크기가 현재 관측가능한 우주의 크기와 완전히 동일했을 때의 경우이고, 이 버블의 크기를 우리 태양계 만하게 축소시키면
더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볼 수 있어. 이러한 우주는 10^(10^100)*940억광년마다 있지. 이러한 세상에서는 내가 딸을치고있더라도
거기선 딸을 참고있을 수도 있고 내가 잘 때 거기선 책을 읽을수도 있지. 비슷하긴 하지만 완벽하게 똑같진 않은 경우야.
어떤 우주의 지구에서는 고리가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르게 되면 관측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점차 커지게 돼. 그만큼 빛이 멀리 나아갔기 때문이지. 그렇게되면 인접한 두 버블은 겹쳐질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두 버블은 더이상 고립된 세계가 아니야. 평행우주가 평행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나로 합쳐지는거지.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우리는 동일한 결론을 내릴 수 있어.
이 버블의 간격을 조금 더 넓히면 그만이거든. 그렇게된다 쳐도 우주는 무한히 크기 때문에 이들을 수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거야. 다만 우리와
완전히 동일한 우주는 우리로부터 더 멀리 떨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