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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의사가 되는 과정

과정 2017. 5. 14. 00:48

1. 의과대학 6년 or 4+4년

 

일단 의사가 되려면 의과대학에 들어가야 한다.

내 시절에는 그냥 수능쳐서 점수좋은놈부터 서울의대부터 지잡의대(서남의대나 제주의대가 제일 아래)로 끊었는데

요새는 수능 말고도 들어가는 법이 (아직)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제도이다.  4년제 대학을 마친 사람들을 따로 모아서 의학과1학년으로 뽑는 제도이지.

근데 이게 교수들 입김도 많이 작용하고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그래서 정식으로 들어온 의사한테 의전원 출신은 의전충이라고도 불린다.

(로큐벌레랑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일단 의과대학을 합격하면 의예과1학년 부터 시작한다. (의전충은 의학과 1학년부터 시작)

의예과는 2년이며 기초학문을 배우게 된다. 화학이나 물리학 통계학 등등..

그리고 선택교양과목도 듣게 되지. 교양과목 들을때는 타 과 학생들이랑 같이 듣는다.

근데 대부분 교양과목에서 의예과 학생들이 성적 상위권 독식하더라..

보통 의예과 1학년때는 대부분 처논다. 지방대 같은 경우는 처놀아도 왠만큼 학점도 잘나오고

의학과 들어가면 더이상 못논다는 보상심리로 반이상 존나 열심히 논다.(물론 열심히 하는 애도 많다)

 

의예과 2학년 여름방학때는 '골학' 이라는 스터디모임을 한다.


대부분 의대동아리 별로 모여서 하는데 보통은 모텔에 방잡고 1주일 정도로 한다.

요즘도 하는가 모르겠는데.. 여튼 옛날엔 했다.

골학이 뭐냐하면 사람 몸에 수많은 뼈가 있지 않겠음? 그 뼈에 붙은 이름들을 다 외워야한다.



(저정도 분량은 2,3시간에 다 외워야 한다.)

일단 뼈 이름을 안 다름에 거기 붙는 근육 장기들을 배우는게 순서 아니겠나..

여튼 1주일동안 빠듯하게 먹는시간 자는시간 빼고 공부만 하면 대충 다외우게 된다.


그리고 2학년 겨울방학때는 '해부학'스터디 모임을 한다. (이것도 요즘에 하는지 모르겠다)

의학과(본과) 1학년때 해부학 이라는 과목을 시작하는데 거기에 대한 예습이라고 보면 된다.

해부학 교수들이 강의할때 학생들이 '해부학' 스터디 미리 한걸로 간주하고 진도를 뺀다.ㅠㅠ


본과1학년때에는 주로 기초의학 과목들을 배운다. 

여러과목들이 있지만 역시 하이라이트는

해부학

병리학

생화학

약리학

인것 같다.

그중 해부학은 수업과 실습으로 나뉜다. 실습은 당연히 실제 사체(카데바)로 수업을 한다.



(이건 무슨 해부학실습이란 영화장면인데 대충 비슷하다. 근데 머리카락은 없다. 첫날에 털이란 털은 싹 다 밀거든)


주로 사체기증을 하신분이나 아니면 행려병자로 최종적으로 무연고자도 포함된다.

(연고없이 길에서 비명횡사하면 해부실습으로 육체를 마감할수있다 조심해라)

(카데바는 실습을 위해서 전처리가 완료된 상태이며 혈액은 전부 제거되어서 포르말린에 방부처리되어있다.)

 

모든 과목은 학기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다.(과목에 따라 매주 시험치는 과도 있음)

그중 해부학은 일반적인 필기시험 외에 실습시험이 있는데 해부학 실습시험은 이른바 '땡시'라고 한다. 

카데바(실습용사체)의 장기에 핀이 여러개 꽂혀있고 거기에 해당하는 장기를 맞추는 시험이다.

땡 하고 종이 칠때마다 한칸씩 옆으로 이동하면서 답을 적어야 된다고 해서 땡시다.

일반적인 필기시험은 모르거나 잘 생각나지 않으면 천천히 나중에 다시 생각할 여유가 있는데

땡시는 15초정도 밖에 여유가 없어서 참 피말렸던 기억이 난다.

(보통 모든 과정이 완료된 카데바는 화장을 하게되며 화장터에 모든 학생들이 참석해서 장례식?같은걸 치르고 명복을 빌어준다)

 

해부학은 땡시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 사실 공부량으로 보면 병리학이 더 스트레스다.

해부학은 그냥 대놓고 외우기만 하면 되는데 병리학은 이게 단순암기로는 벽에 부딪힌다.

(본과1학년때 공부하면서 '병리학 개새끼 병리학 개새끼' 이렇게 중얼거리는 음침한 애도 있었다.)

 

 

일반적인 다른 대학은 시험때 많이들 컨닝을 한다고 하는데.. 의과대학 본과 시험때는 컨닝하는 사람이 없다.

왜냐하면 컨닝하다 걸리면 짤없이 퇴학이다.(재입학불가) 다른데도 그런진 모르겠는데 여튼 내가 다닌 학교는 그랬다.

위험부담이 너무 높아서 다들 컨닝할 시도 조차를 안한다.

 

의학과에서 매학년 평균 학점이 2.0 (C제로) 가 안되면 유급을 당한다. 2.0이라 별거 아닌거 같지만 별거아닌게 절대 아니다.

매년 10~20% 정도의 인원이 유급을 당한다. 그래서 의학과 4학년이 됐을때 입학동기는 보통 반도 안남아있다..

 

본과(의학과) 2학년이 되면 슬슬 임상과목을 공부한다. 내과 외과 소아과 뭐 그런거..

보통 기말고사 치고나서 한달가량의 방학이 시작되는데.. 중간고사+기말고사 결과가 일정이하인 학생은 재시를 쳐야한다.

그래서 재시가 여러개 뜨면 방학기간을 전부 날릴수가 있닼ㅋㅋㅋ

 

그리고 3학년 2학기 부터는 병원에 임상실습을 나간다. 임상실습을 도는 학생을 PK 라고 하는데

폴리클리닉 의 약자다. 여기서 클리닉이 K 인 이유는 독일어라서 그렇다고 한다. PC 라고 하면 이상해서일수도 있다.

대학병원에 가보면 뭔가 의사까운을 입고있는데 까운이 깨끗하고 여러명이 책들고 우루루 몰려다니는 애들이 PK라고 보면 된다.


4학년 1학기 까지 PK를 돌고 4학년 2학기부터는 의사국가고시(국시)를 준비한다.

그렇게 국시를 쳐서 합격하면 드디어 의사 가 된다. 국시만 합격한 전문과가 없는 의사를 '일반의' 라고 한다.

근데 한국에서 일반의 가지고 뭐 할수있는게 별로 없다..

그래서 여기서 분기점이 생긴다.


1) 국시합격후 바로 군대를 간다. -> 거의 대부분 공중보건의사(공보의)

                                -> 재수 없으면 중위 군의관.. 대위 군의관의 시다바리가 되서 별로 좋지않다.

2) 대학병원이나 3차병원에 인턴(수련의) 로 간다.

 

 

2.인턴(수련의) 1년

보통 자신이 졸업한 학교 부속병원에 인턴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제일 많고

국시 성적이 좋은 사람은 아산 삼성 등 네임드 병원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인턴 레지던트 생활을 널널하게 보내고 싶어하는 인간은 2차급 병원으로 가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일단 나는 학교 부속병원으로 갔었다.


다들 알다시피 인턴은 1년동안 매달 과를 바꿔가며 잡업무..시다바리 하는 단계다.

12달동안 한달씩 과를 바꿔가면서 하고 내과 외과 소아과 응급실 등등 과 같은 메인 과는 무조건 필수이다.

(나머지는 유도리있게 인턴들끼리 바꾸면서 하는 경우도 있다.)

입원환자들 리스트 정리, 채혈, 채뇨, 수술준비 등등의 일을 하며 그밖에도 레지던트, 펠로우 심부름, 장보기, 의국정리 등도 포함된다.

인턴도는 중에 자기가 지원할 과에 픽스가 되면 마지막 달은 자기가 갈 과에서 보통 레지던트 예비1년차 대우로 일하게 된다.

레지던트는 국시점수나 전공의시험, 인턴평가점수 등등을 고려해서 의국장(레지던트4년차 대빵)이나 교수가 정하게 된다.

즉 인맥도 아주 중요한 요인이 되며 성적이 아무리 좋더라도 인턴때 사고 많이 쳐서 찍힌 인간들은 좋은과를 가기가 어렵다.

(근데 성적좋은 사람이 보통 인턴평가점수가 좋음)

 

 

3.레지던트(전공의) 4년

인턴 다음은 레지던트다. 레지던트는 대부분 4년이며 일부 3년인 과도 있다.(가정의학과 등등)

보통 1년차때는 응급실당직, 병동입원환자관리를 맡게되며 2년차때는 1년차 빽커버, 중환자실을 맡게된다.

2년차까지는 1년차랑 셋트로 묶어서 일해야하기 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다. 1년차가 사고안치는지 잘 감시해야하기때문에..

3년차때는 2년차가 중환자실 보는거 빽커버, 그리고 외래를 보는 경우가 많다.

4년차중반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과들이 업무를 거의 안주고 (교수 대신 외래만 가끔 땜빵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 시험준비를 하게된다.

사실 한국에서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의 레지던트의 업무강도가 너무 심할 정도로 과중하다.



레지던트를 마치고 전문의 시험까지 치르고 나면 이제 각 과의 전문의가 된다. 

과에 따라서 전문의 시험 난이도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 전통적으로 내과는 합격률이 80-90프로 정도이다.

소아과는 합격률이 널뛰기를 하는데 한때 50%밖에 안되던 해도 있었다. 

산부인과는 거의 100%합격이다. (한두명씩 떨어지는 인간도 있드라) 사실 산부인과는 지원자가 너무 없어서 전문의시험에서 떨어트리면 안될정도..

합격률 80,90프로라고 해서 쉬워보이지?ㅋㅋ 시험치는 인간들이 전원 수능상위 1%안이고 의대시절을 거쳐온걸 잊지마라..

여튼 전문의 시험을 합격하면 이제 드디어 전문의다..그리고 남자들은 군대를 가야한다.(의사국시치고 공보의 간 사람은 제외)

 


4.군의관 or 공중보건의사(공보의) 37개월

사실 나는 공보의를 가서 군의관이 어떤 분위기인지는 잘 모른다.

전문의들은 사실 90%이상이 군의관으로 가게되고 신검에서 급수가 낮은 게이들은 군대를 못가니깐 공보의로 가게된다.

예외도 있다. 소아과 산부인과는 99%가 공보의로 가게되고 (소아과가 군의관가서 뭐하겠음) 정말 재수없는 몇명이 국군병원 군의관으로 간다.


1)

공중보건의는 공익하고 비슷하다. 공익처럼 훈련소는 4주이며 공익이랑 섞여서 훈련받을때도 있고 공보의들만 모여서 받을때도 있다. 

공보의들만 모여서 훈련받을때는 훈련소 조교가 반말안하고 존댓말한다. (나이차 10살이상)

4주간의 훈련이 끝나면 36개월동안 공중보건의사로 복무한다. 주로 보건지소 나 보건소에서 일하게 되며 대도시랑 가까운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지이다.

그리고 남극기지에서 일하는 의사도 (전문의)공보의 다. 사실 남극기지에서 사람이 아플일이 뭐가있겠어.. 하는 일은 요리사보조에 가깝다고 하더라.


2)

군의관은 대위로 가게된다. 다들 군대갔다왔으니 군의관은 대충 알지 않겠음?

 


5. 펠로우(임상강사 or 전임의) 1년부터~

 

전문의까지 따고 군대도 갔다왔는데 아직남았네...

예를 들면 내과 전문의가 있지만 내과에서도 과가 세분화된다.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내분비내과 이런식으로 세세하게 따로 분과가 되어있다. 

만약 대학병원에서 교수가 하고 싶으면 펠로우는 필수다. 근데 언제 교수가 될지 모른다..

요즘은 내과는 펠로우가 필수가 되고 있는 분위기다...나는 내과가 아니라 펠로우를 안했다. 그래서 잘 모른다.

 

펠로우는 자신의 족벌을 세탁할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외국에 있는 대학인 서남대의대 또는 감귤국인 제주의대를 나와서

마지막 1년을 서울대병원 에서 펠로우로 근무한 다음 다른 기록들은 하나도 안적고 '서울대병원 임상강사 역임' 이렇게...

의사 경력에 출신학교, 수련병원이 하나도 안적혀있고 펠로우한 병원만 적혀있는 경우는 이런 경우가 많다.

그러니 서울대병원 펠로우는 무슨과든지 인기만땅이겠지? 그래서 무려 봉급이 없이 일만 하는 무급 펠로우 인 곳도 있다.(예전엔 있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펠로우는 보통 1,2년인데.. 교수를 노린다면 3년,4년.. 그리고 그 이상이 될수도 있다.

 

(*묵묵히 환자를 진료하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35번 의사 도 삼성서울병원 외과 펠로우 쌤으로 알고있다. 다들 쾌유를 빌어주자)

 

이렇게 펠로우 까지 마치면 남자의 경우 36세 가 된다. (물론 이경우는 고교졸업과 동시에 중간에 한번도 재수나 유급을 하지 않은 경우다.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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