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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이론을 기초로 한 현대우주론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약 137억년 전, 우주는 '무'에서 원인모를 빅뱅에 의해 탄생하였다. '무'란 쉽게말해 하나의 점이라고
보면 되는데, 공간 개념도 없고, 시간개념도 없는 그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왜 빅뱅이 발생해서 우주가 만들어졌냐고 물어보면 당장 우리로써는 대답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우주가 어떠한 원인으로 탄생하여 현재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우주는 그냥 '우주'와 '관측가능한 우주'로 나뉠 수 있는데,
그냥 우주는 말그대로 우주 전체를 얘기하고, '관측가능한 우주'는 이 우주 중 인류가 관측가능할 수 있는 영역을 얘기한다. 관측가능한 범위를 넘어선 우주에는
무엇이 있을지 아무도 모르기때문에 관측가능한 우주만 생각해보기로 한다.
1. '우주' vs '관측가능한 우주'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우주의 일부분은 지구까지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 빛조차 137억년을 여행해도 지구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을 우리는
관측가능한 우주 밖에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단순하게 생각하면 미래에는 이러한 빛들도 지구에 도달하기 때문에 관측가능한 우주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다.
하지만 허블의 법칙은 현재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으며, 상당히 먼 거리에 있는 천체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우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최근에는 암흑에너지라는 미지의 힘에 의해 우주는 가속팽창을 하고있음이 드러났다. 암흑에너지가 일정하다면 우주는 계속 가속팽창을
하게 될 텐데, 이는 미래에 관측가능한 한계(Future Visibility Limit)가 생길 것이라는 말이다. 다시말해 한번 관측가능한 우주 밖을 벗어나면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그 광원에서 나온 빛이 제아무리 빨라도 팽창속도를 못따라가기 때문에 지구에 영원히 도달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현재 학자들은 이 관측가능한 한계를 comoving distant(실제 천체와의 거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620억광년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게 무슨말이냐 하면 현재 가장 멀리 떨어진 천체가 약 134억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데, 이는 134억년 전의 모습이기 때문에 134억년이 지나는 동안
우주가 팽창을 하여 현재에는 이 천체가 훨씬 더 멀리 떨어져있다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현재 지구와 이 천체사이의 거리를 comoving distance라고 부르는 것이다.
즉 comoving distance가 620억광년이 넘어가면 우리는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론상 관측가능한 우주는 점점 넓어지지만 실제로 우주는 가속팽창을 하고있기 때문에 팽창으로 인해 심하게 적색편이된 천체들이 많아져 결국 이들은
점차 안보이게 될 것이다.
2. 크기
현재 알려진 바로는 comoving distance를 고려한 관측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약 14기가파섹, 즉 약 460억광년정도가 나온다. 그러므로 관측가능한 우주는
약 지름 920억광년의 구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 크기는 실제로 우리가 볼 수 있는 거리인 약 138억광년과는 차이가 있는데, 빛은 빅뱅 이후 약 38만년 전후로
맑게 갬 현상을 통해 최초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138억광년 이후의 우주공간을 직접적으로 관측할 수는 없으며, 다만 이론상으로 우주가 균일하고
팽창 정도가 일정하다고 했을 때 실제 천체와의 거리를 고려하여 460억광년이 나온 것이다.
예를들어 약 130억광년 떨어진 퀘이사가 있다고 하자. 이 퀘이사의 후퇴속도는 약 20만km라고 가정할 때, 현재 이 퀘이사와 지구의 실제 거리는
1.3*10^10(처음 관측한 거리) + {2*10^5(후퇴속도)*86400(하루를 초로 바꾼 수)*365(1년)*1.3*10^10(130억년)}(9.406*10^12(1광년 크기))=2.17*10^10
즉 약 217억광년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 계산법이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적으로 comoving distance를 설명해주고 있다.
3. 여러 커다란 구조들
우주에는 기본적으로 태양과 같은 항성이 주를 이룬다. 이 항성은 우주에 존재하는 여러 커다란 구조물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때에따라선 이 항성들이 모여 성단을 만들고, 이 성단과 더불어 초거대블랙홀을 중심으로 수천억개의 별들이 모여 지름 수십만 광년의 은하를 만들고,
은하 필라멘트의 모습, 군데군데 검은 공간은 보이드라고 불리는 곳이다. 보이드의 직경은 수억 광년에 육박한다
이 은하들이 자체 중력에 묶여 은하군과 은하단을 만들고, 은하단이 모여 초은하단을 만든다. 이 초은하단 군데군데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인 보이드가 있으며,
이 보이드의 가장자리에는 초은하단과 여러 은하들이 서로 실처럼 엮여져서 보이는 이른바 필라멘트의 구조가 보인다. 은하의 필라멘트는
Great Wall이라고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 현재까지 발견된 Wall 중 가장 큰 것은 Sloan Great Wall로, 그 크기만 무려 13억광년에 육박한다.
현재 가장 커다란 구조를 갖고 있는 집단은 LQG(Large Quasar Group)으로 수십여개의 퀘이사가 모여있는 커다란 집단이다. 그 크기만 무려 40억광년이나 한다.
4. 우주의 질량
우주의 질량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약 10^53kg정도라고 한다. 이 질량은 보편적인 물질(ordinary matter)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성간물질(interstellar medium),
최근 발견되어 주목받고 있는 은하계간 중위(intergalactic medium)를 포함하지만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뉴트리노 등의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의 질량은 제외시킨다.
이 질량은 세 가지 경우의 계산법이 존재한다고한다.
임계밀도를 통한 계산, 별의 갯수의 추정을 통한 계산, 정상상태(steady-state)에서의 계산이 그 방법이다. 세 방법 모두 우주가 유한하다고 할 때를 가정한다.
우주론에서 임계밀도란 열린우주에서 닫힌우주로 넘어가는 밀도의 경계값을 얘기하며, 이 우주의 밀도에 따라 열린우주, 평탄우주, 닫힌우주로 나뉠 수 있다.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고 있는 WMAP위성에 따르면 우주의 공간곡률은 0에 매우 근사하며, 이는 밀도매개변수가 어떠한 임계점에 매우 근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이 임계밀도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주어진다.
여기서 H는 허블상수, G는 중력상수를 의미한다. 유럽우주국 ESA의 플랑크 망원경의 관측 결과 허블상수 H는 약 67.15(km/s)/Mpc정도인데, 이를 대입하여
계산하면 임계밀도는 약 0.85×10−26 kg/m3 정도가 나온다. 이 밀도에 포함된 물질은 보편적 물질을 비롯한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뉴트리노를 포함하며,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것은 보편적 물질의 질량이기 때문에 보편적 물질이 우주의 4.8%를 구성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보편적 물질의 임계밀도는
약 4.08×10−28 kg/m3 정도 나온다. 우주가 138억년 동안 팽창을 해왔기 때문에 그동안 실제 천체가 이동한 거리를 감안할 때 관측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반지름 약 460억광년의 구 형태이다. 그러므로 관측가능한 우주의 부피는 약 3.58×1080 m3 가 되어 이를 임계밀도와 곱하면 1.46×1053 kg 라는
값이 나온다. 이 값이 바로 관측가능한 우주에 보편적 물질의 질량이라고 볼 수 있다.
별의 갯수 추정을 통한 계산
우주의 질량은 모든 것들을 다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사실 별의 갯수는 일일이 헤아려보지 않는 이상 정확하게 셀 수가 없기 때문에 추정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우주에 있는 은하의 수를 헤아린 다음
그 은하에 속해있는 별들의 평균 갯수를 곱해서 구할 수 있다. 2004년에 발표한 허블 울트라 딥필드(Hubble Ultra Deep Field)에서 약 1만여개의 크고작은
은하를 헤아릴 수 있는데, 이 구역은 가로세로 약 3.4아크분(Arc Minute) 정도로 이는 지구에서 보이는 보름달의 약 1/50정도 크기의 아주 작은 구역이다.
허블 울트라 딥 필드의 모습. 좌측 하단의 네모난 구역에 약 1만여개의 은하가 있다.
이를 감안하여 우주 전체로 확장시킬 경우 그 은하의 수는 약 1천억개로 추산된다. 하지만 보다 정확하게 구하기 위해서는 은하 하나당 평균적인 별의 갯수를
아는것도 중요하지만 우주에서 평균적인 별의 개수에 훨씬 못미치는 왜소은하가 존재하는 비율과 그 왜소은하가 포함하는 별의 갯수도 고려해야한다.
이들을 모두 고려하게 되면 한 은하당 대략 1천억개의 별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1천억개의 별이 속해있는 은하가 관측가능한 우주 속에 약 1천억개가 있으므로
그 수는 약 10^22개가 된다. 그 후 별의 평균적인 질량을 구해야 하는데, 우리은하 내에서 고려하면 73퍼센트의 별이 M계열(OBAFGKM)에 속하는 별이며,
이중 30퍼센트가 태양 정도의 질량을 갖고 있다. 각각의 스펙트럼 계열에서 보면 평균적인 별의 무게는 태양 질량의 약 51퍼센트정도가 나온다.
태양 질량이 2×1030 kg 정도이므로 평균적인 별의 질량은 1030 kg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관측가능한 우주에 존재하는 별의 총 질량은
약 1052 kg 정도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제 여기에 각종 성간물질의 질량을 더해줘야하는데, 이 성간물질에는 위에서 잠깐 언급한 ISM(interstellar medium)과
IGM(intergalactic medium)이 있다. 이들의 주성분은 거의가 수소이며 이들은 모두 별의 주 원료이다. 별들이 내뿜는 에너지, 예컨데 광자나 전자같은 입자들 역시
이 성간물질의 수소와 더불어 별이 갖고 있는 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The Cosmic Energy Inventory 라는 문헌을 보면 관측가능한 우주에 존재하는
바리온(보편적 물질)의 약 5.9퍼센트가 별에서 나온 에너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질량은 별의 총질량에 5.9퍼센트를 더한 값이므로
이를 토대로 관측가능한 우주의 질량은 1.7×1053 kg 이라는 것이다.
정상상태(steady-state)에서의 계산
정상상태의 우주를 쉽게말하면 정상우주론에 나오는 우주인데, 정상우주론은 우주 생성론의 하나로 한때 치열한 공방을 펼쳤던 이론이다.
아무튼 이러한 정상상태의 우주에서 질량은 비교적 간단하게 구할 수 있다. 바로 밀도=질량/부피 라는 공식을 통해서이다.
이를 변형시키면 질량=밀도*부피인데, 이 공식을 적용시키면 아래와 같은 식이 나온다.
여기서 c/H를 우주의 반지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정상우주론의 대부였던 프레드 호일은 이 공식을 바탕으로 우주의 질량을 구하는데, 계산결과 약 0.92×1053 kg 이 나왔다. 여기서 이 질량은 모든 물질과
에너지의 질량을 합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쓰인 R은 위에서 계산했던 관측가능한우주의 크기가 아닌 빛이 이동한 우주 크기인 약 138억광년을 대입했기
때문에 정확한 계산을 위해서는 실제 천체의 거리인 약 460억광년을 대입해야한다.
하지만 부피가 증가한다고 해서 질량이 같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관측가능한 우주의 질량은 정해져있기 때문에 오로지 암흑에너지만 증가한다.
우주에서 보편적 물질과 암흑물질 그밖의 뉴트리노는 전체 질량의 약 31.7퍼센트, 암흑에너지가 68.3퍼센트를 차지하기 때문에
암흑에너지 계산 따로, 보편적 물질과 암흑물질 계산 따로 해주어야 한다. 그 계산값은 약 2.48×1054 kg 정도인데, 여기서 보편적 물질은 우주의 약 4.8%를
차지하기 때문에 여기에 0.048을 곱해준 1.20×1053 kg 가 관측가능한 우주의 질량이라는 것이다.
5. 마치며
관측가능한 우주는 순전히 우리 기준에 따라 만든 우주이다. 따라서 수억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만약 어떤 문명이 관측가능한우주를 계산하면 마찬가지로
그 행성을 기준으로 약 400억광년의 반지름을 가진 우주가 나올 것이다. 물론 그들은 우리가 볼 수 없는 우리의 관측가능한 우주 너머를 일부 볼 수 있고, 우리 역시
그들이 볼 수 없는 관측가능한 우주 너머를 일부 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한 우주 내에서도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여러 개의 우주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