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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공이 컴공이고, 한창 이 학과가 인기있을 때 입학했다.

전공 살려서 관련 직종 7년차 직딩게이다.



사실 우리나라 대학에는 수많은 컴퓨터 관련 학과가 있다.

대표적으로 컴퓨터 공학과 컴퓨터 과학으로 나뉘는데, 예전엔 전산과가 있었고, 전자 계산학과라는 것도 있었다.

90년대 말~2000년 초반, 닷컴 열풍이 불면서 컴퓨터 관련학과가 ㅆㅅㅌㅊ로 평가되면서 인재들이 몰렸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가 그립노.. 하 시발)

대학은 너도나도 관련학과를 설립하는 바람에 멀티미디어 공학과라던지, 2년제에는 웹프로그래밍 학과, 웹디자인학과 등 여러 학과가 개설되었지.

각설하고, 천조국에는 나름 분리가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컴공으로 거의 통일된다. 그리고 커리큘럼이 다 비슷하다.

사실 예전엔 전자계산학과라는게 대부분이었다가 90년대 말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면서 컴퓨터 라는 이름을 넣는 학과들이 많이 생겨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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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따지면 컴퓨터 공학은 하드웨어에 가깝고, 컴퓨터 과학이 소프트웨어에 가깝다고 보면 되지만,

현재 컴퓨터 관련학과를 다니는 대학생들은 대부분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고 있고,

사실, 커리큘럼만으로 따지면, 공학 보다는 과학이 맞다. 그래도 익숙한 컴공으로 부르겠다. 아참, 네트워크 공학과도 있다. 조금 다르지만, 뿌리가 같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전공을 배우기 시작하면 기본적으로 C언어를 주제로 한 프로그래밍 관련 수업을 듣게 된다.

이 수업이 가장 중요하다. 3학년 마치고 4학년으로 넘어갈 때, C언어의 벽을 넘지 못해서 결국 휴학하고 학원 가는 게이들 많이 봤다.

지금 컴공에 다니고 있거나, 곧 컴공을 갈 게이들은 C언어 하나 쯤은 마스터 해 둬야 한다.

아, 마스터라는 의미는 데니스 리치(C언어 창시자)만큼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어떤 문제가 주어지면 혼자 해결할 능력을 갖추면 된다.


2학년 말이나, 3학년 초에 가게 되면, 자료구조론과 알고리즘 따위를 배우게 된다. 사실 이 두 가지 과목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과목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어떤 데이터를 입력받아서 [연산을 처리한 다음] 결과를 출력하는데, 

이 [연산을 처리하는]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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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가지는 뗄레야 뗄 수가 없다.]


그럼, 이 프로그램이 입력받을 데이터를 보다 쉬운 연산을 위해 자료를 조직화, 구조화 하게 되는데,

학계에 흔히 통용되는 자료구조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큐', '링크드리스트' 등이 그 것이다. 나아가 정렬 따위를 배우게 되지.


데이터를 구조화해서 연산을 할 때, 무식하게 더하고 곱하고 빼고 나누고 비교하는 등을 수차례 해서 연산이 가능하지만,

학계에 흔히 알려진 연산 방법들이 있다. 그것이 알고리즘이며, 대표적으로 시간복잡도라고 불리는 빅 오(O) 노테이션을 배우게 된다.

이후, 어떤 알고리즘이 어느정도의 복잡도를 가지는지 계산을 하여 효율성을 판단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3학년 말이 되면 OS를 배운다.

컴퓨터는 OS라고 불리는 운영체제 위에서 동작한다. 운영체제는 하드웨어를 통제하지. 어차피 어떤 프로그램이 연산을 하려면 하드웨어가 필요한데, 이 프로그램이 하드웨어(CPU, Memory 등)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통역을 해 준다고 보면 된다. 

엄청나게 많은 일이 들어오면 OS는 어떠한 우선순위로 하드웨어 자원을 분할해서 사용할 것인지도 판단하게 된다.


가끔 게임프로그래밍이나, 윈도우 프로그래밍 등을 가르치는 곳도 있는데, 이는 대학마다 조금씩 다르다.

사실 4년 동안(학부 시절 빼면 대부분 3년) 컴공의 이론을 다 배우기에는 조금 벅차다. 그만큼 양이 많다.

또한, 시스템 프로그램, 임베디드, 디자인 패턴 등 여러가지 고급이론들에 대해서 배우고 대망의 졸업을 하게 된다.

어쨌든 졸업학점만 맞추면 졸업은 가능한거 아니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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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졸업을 하면 이제 어떤 직장을 구해야 할까? 여기 까지는 다들 같은데, 취업을 하면서 다들 달라진다. 

그런데 아래 3가지 직종 어느 곳을 가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학교 전공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대학생 컴공게이들은 무조건 학교공부 열심히 해라.



졸업할 때가 되면, 나는 컴공을 했으니 IT관련직종을 가야지! <- 라고 생각하고

구인구직 사이트에 등록되는 각종 공채에 IT관련직종은 모조리 지원한다.

여기서 흔한 실수가 벌어진다. 향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이 지원과정이 앞으로 본인 인생의 테크트리를 어떻게 타야할지를 나도 모르게 결정하는 행위라는 거지.


1. 개발자


위에서 말했듯이 우리나라 컴퓨터 관련학과에서는 소프트웨어 관련 과목을 주로 배운다.

그래서 하드웨어 따위는 잘 모른다. 고작해야 세븐세그먼트를 조작하는 임베디드 잠깐 배우는게 전부다.

그래서 대부분 개발자가 된다. 사실 개발자가 천조국에서는 매우 대접받는 직종인데 우리나라에선 그렇지 않지. 

개발자에도 종류가 매우 많다. 금융쪽 전문 개발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제조쪽도 있고, 게임도 있지.

한 우물만 파는 개발자가 있는가 하면, 소위 SI(System Integration)회사에 취직해서 여기 저기 옮겨다니며 닥치는 대로 개발하는 개발자도 있다. <- 이게 엄청 많다. (대표적으로 샘숭SDS, LGCNS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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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자에 대해 조언을 한 마디 하자면,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내 제품을 가지고 있고, 그 제품을 팔고, 그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처음 부터 대형 SI 회사에 취직하면 내가 개발하는 모듈이 전체의 어떤 부분을 차지하는지도 모르고, 무슨 일을 하는 모듈인지도 모르고, 그저 입력 데이터 샘플 받아서 특정 연산을 처리하여 다른 모듈로 패스하는 것만 개발한다. 전체를 볼 수 있는 곳에서 착실하게 배우면 기회가 온다.


-> 그리고, 개발은 여러가지 종류의 개발이 있다. 이를테면 금융권에서 HTS라는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이 있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는 ㅆㅆㅅㅌㅊ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인데, 서로 직종을 바꿔놓으면 ㅍㅌㅊ 정도 밖에 안된다. 그 만큼 같은 개발자라도 세부 전공이 존재한다. 의대 게이들이 내과 안과 외과 같은 세부전공을 정하는 것 처럼 말이다. 그래서 잘 생각해서 결정해라. 한 우물을 파는게 좋다.


-> 전문적인 프로그래머가 되더라도 오픈소스쪽 활동도 열심히 하자. 다 나를 위해 좋은 일이 된다.

-> 아, 가끔 자기는 전문 개발자 되겠다고 학교 공부 안 따라가고 학원가서 자바 부터 배우는 게이가 있는데, 이건 스스로를 망치는 행위다. 절대 그러면 안된다.




2. 운영

대부분 갑질을 하는 곳이다. 고객이라는 이야기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신입으로 이 곳을 택하면 이직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의 회사는 전산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다.

회사 홈페이지가 돌아가는 웹 서버, 메일 서버를 비롯하여 각종 사내/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IT 인프라(H/W, S/W)를 모두 관리하는 직종이고,

대부분의 회사에 있다. IT운영부서로 통칭하는데, 내 회사 자산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직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나뉘어져 있는데, 같이 하는 경우도 있고, 정규직은 소프트웨어만 하고 하드웨어는 외주를 주는 경우도 있고, 별의별 방식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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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그냥 사무실에 앉아서 일한다.]



짧은 직장 생활이지만,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 IT로 벌어먹고 사는 회사의 IT운영부서/팀에 취직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 보다 훨씬 좋다.

-> 이를테면 제약회사의 IT운영부서 보다, IT로 먹고사는 네이버/다음/게임회사 등과 같은 IT회사의 IT운영부서 취업이 낫다는 이야기다.

-> 왜 그런지 궁금하나? 이왕 제약 회사를 예로 들었으니, 제약회사로 치면, 회사 경영진의 시각으로 보면 IT는 돈을 벌어오는 부서가 아니라 쓰는 부서다. 당연히 투자를 잘 받지 못하고 빛이 안난다. 승진할 때도 다른 부서보다 적은 인원수만 진급하고, 신입사원도 잘 받지 못한다. 당연하다. 제약회사는 약만들고 파는놈이 장땡이다. 외냐? 제약회사니까..

-> 반대로 네이버나 다음을 들면, IT 자체로 돈을 버는 회사니까 IT운영부서에 훨씬 많은 투자를 한다. 빛도 많이 본다. 신입사원도 많이 받는다. 어느게 더 나은지 판단이 오냐? KT나 SK를 예로 들면 다른 운영팀 보다 클라우드 운영팀이 최근 몇년 새 사내의 많은 투자를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 그렇다고 제약회사가 무조건 안좋다는 건 아니다. 요즘은 IT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 IT 투자 없이는 회사가 발전할 수 없다는 경영마인드를 가진 기업도 꽤 많아졌다. 내가 아는 모 증권회사는 전산에 엄청난 투자를 한다. 이제는 주식과 선물의 매매가 거의 전산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이쪽에 많은 투자를 했다. 그래서 다른 곳 보다 좋은 대우를 받는다. 그런데 이런 건 대졸신입이 사전에 확인하기가 노무노무 어렵다. 따라서, 평균적인 시각에서 설명했다. 


-> 또, 이러한 운영팀 중 규모가 좀 있는 곳에는 계약직을 종종 사용한다. 소위 OP라고하는 운영팀 소속 계약직인데, 전문대나 ㅆㅎㅌㅊ지잡대 나온 게이들이 가끔 취업한다. 그런데 이 게이들은 운영을 하고 싶어하지 않고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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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가 주로 근무하는 곳이 이런 곳. 주로 모니터링을 하고, 뭔가 문제가 발생하면 보고한다. 자기가 직접 하는 일은 거의 없다. <- 가능하면 이런 일 하지마라.



3. 엔지니어

은근히 이 직종 종사자가 생각보다 많다. 근데 이러한 직종이 있는지 모르는 대학생이 많아서 신입 유입이 적은편이다.

물론 당연히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쪽으로 나뉜다. 

내가 이 쪽에서 일한다. 당연 (좀 더 자세히) 쓴다.


하드웨어를 다룬다. 흔히 알려진 서버를 비롯해서 스토리지, 네트워크, 보안, 관제 등 분야는 다양하다.

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벤더라고 하고, 벤더사 물건을 받아서 판매하는 총판, 리셀러 등 다양한 업체가 있는데,

대표적인 하드웨어 벤더는 아래와 같다. (빠진 게 있더라도 이해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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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SUN은 망했고 오라클이 인수 합병했다.

소프트웨어 벤더는 너무 많지만,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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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하나 넣어봤다.



암튼 이런 곳이 있다. 이런 회사에서도 앞 서 설명했던 개발자, 운영 등을 뽑지만,

다만, 여기에서는 엔지니어에 대해 설명한다.


이러한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하게 되면 개발된 자사 제품이 어떤 고객에게 판매되어 설치를 해야 하거나,

문제가 생겨 수리를 해야 하거나, 고객의 요구대로 변경을 해야하는 등과 같은 일을 맡게 된다.

이 직종은 24시간 언제든 출동해야 할 수도 있고, 고객을 직접 상대해야 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직종이 힘든 만큼 수년간 경력을 쌓게 되면 IT 인프라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에 대한 전체 구성을 컨설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럼 고액 연봉을 받으며 일할 수도 있다.


->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가 낫다.

-> 하드웨어는 이제 벤더간 격차도 거의 없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중국(대표적으로 화웨이)에서 저가로 공격하고 있어 쉽지 않다.

-> 이왕 갈 거면, 벤더사로 가는게 좋다. 벤더사 물건을 받아서 판매하는 업체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총판사 정도의 규모라면 나쁘지 않다.

-> 하드웨어를 하건 소프트웨어를 하건 반대 기술도 배워둬야 한다. 그래야 전체 그림을 그릴 수 있다.

-> 가끔, 고객의 눈에 들어서 (2)운영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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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수많은 IT관련 직종이 있지만, 내가 알고 있는 몇 가지 직종에 대해서 풀어 보았다.

이 글을 보는 게이들 중에서는 이 중 하나의 직종에 근무하는 게이도 있을 것이고,

이 중 하나를 보고 열심히 공부하는 대학생 게이도 있을 거라 본다.


나는 지금 다니는 회사가 외국계 하드웨어 벤더사이고, 

그리고, 지금 회사가 세 번째 회사다.

나름 높은 연봉을 받고 있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그런데 늘 하는 생각이지만,

어디서 일하느냐 보다,

누구와 일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데,


어디서 일할 지는 정할 수 있어도,

누구와 일할 지는 정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을 정할 수 없으니, 니들 인생은 모른다가 답이다.


지잡대 나왔다고 절망하지 말고,

갓수 게이라고 울지 말고,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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