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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게이들 있지 않을까?
일기, 소설, 수필 등 종류는 많겠지만 대부분 생각 정도는 해봤겠지?
물론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일게이가 세상을 살아가며 글을 써야 할 때는 꽤 많음.
좆초중고 : 초딩 때는 일기부터 시작해서 점차 감상문, 독후감, 논술 등등
대학생 : 레포트, 논술, 중간/기말 때 몇몇 시험
그 이후 : 취미 생활, 보고서, 직업에 따른 각종 서류
하다못해 : 인터넷에 글 쓸 때
글을 잘 쓰는 법을 모르면 뒤지는 건 아니지만, 알아두면 뼈가 되고 살이 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능숙한 언어의 활용은 이득밖에 없고 손해는 전혀 없음.
글 쓰는 능력이 늘면 말하는 실력도 늘게 되어 있음.
본론으로 들어가서 글 잘 쓰는 법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그럼 이제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알아보자.
1. 대명사 닥 ㅁㅈㅎ
글을 쓰다 보면 정말 많이 사용하는 말이 있다.
[것]
한 번 한 페이지 정도의 글을 자유롭게 써 보자. 그리고 되돌아보자. [것]의 사용빈도가 굉장히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것]을 사용한 글이 왜 좋지 않을까?
다음 두 문장을 비교해보자.
1) 현대의 과학으로 인간의 뇌에 정보를 넣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물론 모르는 사람도 많겠지만,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외부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은 이 기계를 통해 수면 중인 사람에게 주입된다. 이제 인간은 무한한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효과적으로, 그것도 자는 도중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7번
2) 현대의 과학으로 인간의 뇌에 정보를 넣는 일이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물론 모르는 사람도 많겠지만, 실제로 가능하다. 외부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지식은 이 기계를 통해 수면 중인 사람에게 주입된다. 이제 인간은 무한한 정보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다. 자는 도중이라도 말이다.
=사용 안 함
1번 문장에 남발된 [것]을 전부 제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또한 [것]이 가득한 문장보다 무엇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명확하다.
것의 사용 자체는 빈도가 적다면 크게 상관이 없으나, 것의 가장 큰 문제는 그 편리함에 있다. 무엇이든지 [것]으로 지칭하면 끝나니, 글을 쓰는 사람도 예전에 쓴 내용에 포함된 모든 대상을 [것]으로 뭉뚱그려버린다.
따라서 앞쪽의 내용과 것이 지칭하는 대상을 독자가 전부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문장에서 보아 알 수 있겠지만,
수면 중에 정보를 넣는 일 = 것
상기 내용이 어렵지 않다 = 것
외부에서 얻는 지식/정보 = 것 ...... 등등
한 문단에서 것이 지칭하는 내용이 많아진다. 장기적으로 읽는 사람이 [것]이 무엇인가를 구분하며 읽도록 강요해 지치게 한다.
게다가 문장 자체가 깔끔하지 않다. 같은 단어가 여러 번 포함되어 거북한 느낌이 든다.
이하 예시를 보자.
예시) 여수 해상케이블카 내달 개통 소식에 누리꾼들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내달 개통, 한 번 내려가봐야겠네”, “여수 해상케이블카 내달 개통, 명소로 자리 잡을 듯”, “여수 해상케이블카 내달 개통, 발 아래 여수항 풍경 기대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같은 말이 반복되면 이토록 불편하다.
2. 의성의태어 닥 ㅁㅈㅎ
의성어와 의태어는 적절히 사용하면 글의 현장감을 높여주지만,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글쓴이의 묘사를 편리하게 대체하는 대신 그 묘사력을 한없이 떨어뜨리게 된다.
의성어 : 소리를 흉내낸 말 = 퍼덕퍼덕(홍어가 맨 바닥에서 발버둥치는 소리를 흉내내었다), 멍멍, 야옹 등
의태어 : 행동을 흉내낸 말 = 퍼덕퍼덕(홍어가 맨 바닥에서 발버둥치는 모습을 흉내내었다), 덥썩, 엉금엉금 등
#의성어이면서 의태어인 말도 있다.
다음 예시를 보자.
1) “이야압!”
임배춘이 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휘이익!
임배춘의 검이 심선비의 목을 치려는 순간이었다.
슈우우우욱, 튀이이이잉----!!!
심선비의 고간에서 순식간에 튀어나온 거대한 육봉(肉棒)이 임배춘의 검을 튕겨낸 것이다.
과연 정모강간봉술(定毛强姦棒術)의 고수였다. 심선비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두 짝의 불알을 능수능란하게 휘둘러 임배춘의 항문과 입을 동시에 노렸다.
휘리리릭-
그러나 심선비의 공격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임배춘이 공중제비를 돈 것이다.
2) 기합과 함께 휘둘러진 임배춘의 검이 날카로웠다. 초승달 모양의 잔상을 그리며 매섭게 날아든 공격이 심선비의 목덜미를 노렸다.
그러나 상대방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심선비는 갓을 둘러쓴 주제에 허리 놀림은 매우 재빨랐다. 그의 고간 사이에서 육봉(肉棒) 하나가 불쑥 튀어나와 검을 쳐냈다. 뒤이어 중심축을 잃은 임배춘의 몸을 노리고 두 짝의 불알이 쇄도했다. 비록 지금은 한낱 로류(盧流)의 선비에 불과한 심선비였지만, 정모강간봉술(定毛强姦棒術)에 능통한 고수다운 움직임이었다.
기묘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든 불알이 각자 항문과 입을 동시에 노렸다. 도저히 피할 방도가 보이지 않는 공격이었다. 불알이 임배춘의 항문에 박히려는 순간, 임배춘은 묘기처럼 몸을 공중에서 회전시키며 두 개의 불알을 피해냈다. 기묘한 움직임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일배(一輩)의 비전인 공중제비였다.
1번의 예시가 역동적인 움직임을 잘 살리고 있지만,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힘들다. 각종 의성/의태어의 경우 한 줄을 띄어주지 않으면 어색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개행이 잦아진다.
읽는 사람은 전투의 느낌을 머릿속으로 그리기보다는 그들이 싸우고 있다는 사실만을 인식하고 넘어가게 된다.
높은 확률로 글이 가벼워 보일 수 있다.
게다가 필요한 부가적인 설명을 의성/의태어 한 줄로 해결해버리기 때문에 글쓴이가 묘사를 사용하며 글쓰기 실력을 늘릴 기회를 빼앗아버린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짤을 참고하도록 하라.
???
저게 9800원짜리 소설이라고 한다. 이제 저런 책도 정가 주고 사야함
차라리 일베문학이 더 재밌음
3. 문장은 짧게
긴 문장을 만연체라고 한다. 이렇게 긴 문장을 쓰면 왜 안 좋은가?
글쓰기의 고수라면 한 문장에 성분을 중복하지 않으며 많은 내용을 때려 박을 수 있지만, 일반인이 그렇게 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문장이 지저분해지고 중언부언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글을 쓸 때는 짧은 문장을 쓰도록 하자.
같은 대상을 표현하는 예시이다.
1) 심선비의 품행을 말할 것 같으면, 두루마기를 갖추되 항상 앞섬을 풀어헤치고 다녀 그 수북한 음모(陰毛)가 정부의 음모만큼이나 짙게 드리워 있었으며, 그 아래로 뻗은 음경과 고환이 어지럽게 뒤엉켜 덜렁거리는 모습이 음란하기로 따지면 소라 냇가의 창녀들 저리 가라 할 수준이었다.
2) 심선비의 품행을 살펴보면, 그 행태가 음란하기 짝이 없었다. 두루마기를 갖추었으나 항상 앞섬이 풀려 있었다. 그 사이로 훤히 드러난 음모가 정부의 음모만큼이나 짙었다. 울창한 음모 아래로 늘어진 한 쌍의 고환과 슬쩍 휜 음경은 항상 요란하게 덜렁거렸다. 그 지저분한 행색이 소라 냇가의 창녀들과 견주어도 결코 밀리는 바가 없었다.
1번 예시에서는 문장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 같은 성분이 문장 내에서 반복되어 불편한 느낌을 준다. 물론 예시가 둘 다 지저분하다.
문장이 길어지면 독자가 한 번에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도 많아져 읽기 힘들어진다.
1) A는 B와 결혼하였고, 둘 사이에서 낳은 아들 C가 F와 결혼하여 D를 낳는데, D는 A와 쏙 빼닮아 B가 특히 아꼈다.
2) A는 B와 결혼하였다. C는 A와 B의 아들이다. C는 F와 결혼했다. D는 C와 F의 아들이다. D는 조부모인 A와 쏙 빼닮았다. 그래서 B는 D를 무척 아꼈다.
이렇게 문장이 나뉘어 있으면 필요한 정보를 문장별로 찾아가며 얻을 수 있지만, 한 문장으로 이어진 경우는 대게 처음부터 읽어 이해해야 하기에 문장이 길어질수록 독자는 피로해진다.
4. 풍부한 어휘, 표현과 함께
정확과 적확의 차이를 아는가?
'적확하다(的確--)'는 ‘정확하게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다..’의 뜻이고, ‘정확하다(正確--)’는 ‘바르고 확실하다.’, ‘정확하다(精確--)’는 ‘자세하고 확실하다.’의 뜻입니다. 이처럼 ‘적확하다, 정확하다’는 뜻이 다르므로, 문맥에 맞도록 단어를 선택해서 써야 할 것입니다.
보기를 들어 ‘틀림없이 들어맞는 표현’이라는 뜻을 나타내려면 ‘적확한 표현’으로, ‘바르고 확실한 표현/자세하고 확실한 표현’이라는 뜻을 나타내려면 ‘정확한 표현’으로 써야 합니다.
이렇듯 정확과 적확은 다른 표현이다.
1) 사격장에서 선수가 10점짜리 타겟에 연속으로 적확하게 총알을 꽂았다. (100%)
2) 사격장에서 선수가 10점짜리 타겟에 연속으로 정확하게 총알을 꽂았다. (범위 안에서 100%)
1에서는 선수가 계속 같은 위치에 총알을 때려 박은 모습을 연상할 수 있고, 2에서는 선수가 10점짜리 타겟 안쪽으로 총알을 전부 집어넣은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상황에 보다 알맞는 단어를 활용하여 글을 살리도록 하자. 그러나 잘 쓰이지 않는 단어는 피하도록 하자.
예를 들어 ‘천열(賤劣)하다(=천하고 비열함)’ 같은 말.
같은 표현이라도 단어를 바꿔 새롭게 하면 글이 훨씬 살아난다.
1) 배춘이 검을 휘둘러 심선비의 다리를 베었다. 또다시 휘두른 검이 이번에는 팔을 베었다. 누차 휘두른 검이 마지막으로 심선비의 목을 베어버렸다. 이미 죽은 수많은 로류 선배들의 시체 앞에서 심선비는 죽었다.
2) 베춘이 검을 휘둘러 심선비의 다리를 베었다. 또다시 날아든 칼날이 이번에는 팔을 잘라버렸다. 마지막으로 번쩍인 섬광에 심선비의 목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미 시체가 된 수많은 로류 선배들 위로 심선비가 탑의 한 층을 더했다.
3) 베춘이 검을 휘둘렀다. 한 번, 두 번, 세 번...... 검이 공기를 가를 적마다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갔다. 뒤이어 날아든 마지막 일격이 심선비의 목을 떨어뜨렸다.
1은 같은 말을 자주 사용해서 문장이 지루하다.
2에서는 ‘베다’를 ‘자르다’로 바꿔 쓰거나, ‘휘두르다’를 ‘날아들다’, ‘번쩍이다’ 등으로 구성하기도 했다.
3에서는 여러 번 반복된 표현을 한 문장으로 합쳐버렸다.
문장의 호응을 맞춰주자.
1) 살을 빼고 싶은가? 밥을 적게, 혹은 아예 먹지 말아라.
2) 살을 빼고 싶은가? 밥을 적게 먹거나, 혹은 아예 먹지 말아라.
쉼표 뒤로 문장을 이어주면서 흔히 범하는 실수인데, [적게, ~ +서술어]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적게/ 아예 + 먹지 말아라]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이는 풀어서 쓰면 [밥을 적게 먹지 말아라 + 밥을 아예 먹지 말아라] 이렇게 해석된다.
엥? 밥을 적게 먹지 말아라? 그런데 아예 먹지 말라고? 완전 모순 아니냐???
그러므로 2의 문장처럼 서술어를 추가해준다.
이제 실전으로 넘어가서, 일베의 댓글을 한 번 보자.
글이 무척 지저분하지 않은가?
첫 문장에 [때]가 두 번 들어간 것도 그렇고
마지막 문장은 길어지보니 실수가 나온 대표적인 예다.
[절망스러운 홍염]이나 [절망스럽게 산재]는 수식 구조가 어색할 뿐 아니라, 같은 말을 두 번 사용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대대적으로 수정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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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김머한이 8살이던 무렵. 그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2교시 영어 수업시간. 그들은 과일에 대해 배우고 있었다.
"여러분 ~ 바나나를 영어로 어떻게 쓰죠? 네! BANANA. 사과는요? APPLE."
그때 머한쉐프 옆자리에 앉은 장난꾸러기 준수가 물었다.
"선생님, 귤은 영어로 뭐에요?"
"네, 귤은 '탄거'린(tangerine)."
그 순간 한 줄기 섬광이 번뜩였다. 뒤이어 치솟는 홍염이 교실을 덮쳤다.
얼마 후, 교실이 있던 자리에는 몇 줌의 잿가루만이 절망처럼 흩날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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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내용을 써도 더 효과적으로 쓰도록 하자.
어떤 베츙이라도 글을 잘 쓸 수 있다!
심심하면 글이라도 써보자.
3줄 요약
1) [것] 적게 사용하기
2) 의성/의태어 적게 쓰기, 혹은 쓰지 않기
3) 짧은 문장, 풍부한 단어와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