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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팔랑크스 전술

과정 2017. 10. 30. 11:46

고대 전쟁은 사극에서 보는 것 처럼 마구잡이식으로 뒤섞여 전투를 하는것이 아닌, 오와 열을 맞춘 병사들의 진형이 전투의 생명이었다. 

대열이 무너지는 순간 대열을 잘 갖춘 적에게 학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오른손에 2m 이상의 긴 길이의 창과 왼손에 방패를들고

팔랑크스라 불리는 밀집대형으로 전투를 하는것이 전투의 중심을 이루었다. 

바로 이 팔랑크스 전술에 대해 알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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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00'에서도 볼 수 있듯이 스파르타도 팔랑크스 전술을 이용했었다.  이 영화에서 스파르타 병사들은 짧은 창을 사용하는데
실제로 스파르타는 다른 도시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짧은 창을 썼다고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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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랑크스 진형을 한 홉라이트들은 앞에서 부터 몇개의 열이 창을 맨 앞열의 방패 너머까지 전방을 향해 내밀었다. 
딱 보면 알겠지만 방패와 창으로 벽을 만든 덕에 전면에 있어서 최강의 전투력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2m가 넘는 길이의 긴 창 덕에 맨 앞열만 전투를 하는 형태가 아닌,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했다.
그렇다면 절대 뚫을 수 없을 것 같이 보이는 이 팔랑크스 전술을 사용하는 그리스는
어째서 마케도니아 제국에 정복을 당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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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간단하다. 마케도니아는 군 개혁으로 그리스 군 보다 2배는 더 긴 창을 사용했다.
4.5~6.5m의 길이로 엄청난 길이의 이 창은 '사리사'라고 불린다.
사리사는 창의 길이가 길어진 만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창의 반대편에도 촉이 달려있어 땅에 꽂을 수 있었다.
한손으로는 저 엄청난 길이의 창을 들 수가 없었기에 방패는 없어지고 두손으로 창을 들었다.
대신 이들은 작은 가죽방패를 왼팔에 동여매었다고 한다.
팔랑크스의 가장 큰 강점인 방패벽은 사용할수 없게 되었지만 창이 너무 길어 적들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으며
맨앞에서부터 다섯번째 열까지 전투에 가담할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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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팔랑크스 전술에도 약점은 존재했다.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자신의 오른쪽에 있는 병사의 방패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서로간의 신뢰가 매우 중요했다.
아무리 잘 훈련된 병사들일지라도 노짱따라가기 싫은 것이 사람 마음인지라
자신의 오른쪽에 있는 방패 뒤로 몸을 숨기기 위해 계속 오른쪽으로 몸을 밀착하게되고
전투가 길어질수록 이 팔랑크스진형은 조금씩 조금씩 오른쪽으로 움직이게되는 현상이 나타나게된다.




대형유지는 팔랑크스의 생명줄과 같은것이기에 
이와 같이 팔랑크스 진형이 흐트러지는것은 치명적인 약점이아닐수가 없었다. 
또한 팔랑크스 진형은 측,후면의 전투능력이 0 에 가까웠기에 전열을 갖추기 못하고 
보조기병이 측면을 보호해주지 못하면 그대로 완패한다는것은 
로마와의 키노스케팔라이 전투(Battle of Cynoscephalae, BC 197)에서 확실히 알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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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로마가 마케도니아팔랑크스의 약점을 이용해 손쉽게 격파한것은 아니였다.

실제로는 처음에 처참히 실패했다.

위의 그림들에서 볼수있듯, 상대가 첫 번째 창날을 피해서 창 사이로 파고들면 그 뒤에 선 4~5개의 창날들이 상대에 맞추어 찔러버리는 것이 사리사 팔랑크스의 기본적인 전술이다. 이를 파고 들면서 저 진형을 깨뜨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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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예가, 위에서 말한 키노스케팔라이 전투에 이어 벌어진 피드나 전투(Battle of Pydna,168 BC)이다. 
이 전투에서 로마군은 전열을 갖춘 마케도니아군의 팔랑크스에 겁이 나 사기가 크게 떨어져버렸고 돌격할 생각을 하지않았다.
사실 누구라도 저 고슴도치같은 장창전열에 돌진하고싶진 않을거다.
화가 난 장교가 부대기를 빼앗아 마케도니아군에게 던져버렸는데, 당시 부대기를 잃는다는 것은 최대의 모욕이었기에 
꼼짝않던 로마군이 전열도 안갖추고 미친듯이 달려들면서 전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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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병사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것을 했다.
 투창도 던지고 방패로 창을 쳐내며 틈새로 파고들기도 하고, 창 밑으로 기어서 파고들기도 해보고, 
한 병사가 창을 창을 잡고 막는 사이 다른 병사가 밀고 들어가 보고... 
그러나 로마병사들은 모두 사리사에 방패와 몸이 뚫려 학살당해버린다.
마케도니아는 투창공격에 대한 피해가 일부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울퉁불퉁한 지형과 승리에 취한 마케도니아군의 진격으로 팔랑크스 진형에 틈이 생겼고, 
이를 포착한 로마 보병이 팔랑크스 대열 틈으로 파고 들어가는데 성공하게된다. 
동시에 로마 기병대가 우측에서 들이치면서 간신히 로마군이 대역전승을 거두게 된다. 

이 전투들로 인해 중요한 사실 두가지를 알게된다.

팔랑크스 전술은 평지에서 전열이 잘 갖추어져있을 때 절대무적의 방진이라는것.
그리고 측,후면의 전투능력이 제로이기에 그 전열에 틈이 생기거나 측,후면의 보조기병들의 보호를 받지못한다면
무참히 깨져버린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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