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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로켓 엔진

과정 2017. 10. 31. 09:53

나는 KARI에서 엔진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증 보여주면 털릴것 같아서 안올려 새끼들아


나로호가 기술이전 안되서 여론몰이에 실패한 이후 나로호랑 별개로 우리팀은 30톤급 엔진을 바탕으로 75톤급 로켓 엔진을 개발 중이다.


다음에 발사되는 KSLV2는 75톤급 엔진을 4개 달아서  300톤의 추력을 발생하게 된다.




로켓 엔진이 뭐냐?


인스턴트 게시글이기 때문에 로켓 엔진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먼저 알아야겠지?


로켓 기관은 제트 기관의 일종으로, 내부에 내장된 산화제와 연료를 태워서 발생한 가스를 배기 노즐로 배출하며, 그 반작용으로 추진되는 기관이다.


이 기관은 중국인들이 화약을 이용해 처음 만들었다고 하는데, 난 개인적으로 그게 현대 로켓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우주여행이 가능한 현대 로켓의 개념은 쥘 베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 에서 처음 등장했고,


그 책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러시아의 수학자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가 수학적 이론 모델을 제안하였다.


미국의 로켓 과학자 로버트 고다드가 동작하는 실제 로켓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담부턴 독일이 V2도 만들고... 천조국이 V2 책임자들 데려오고, 러시아도 나름대로 만들고, 경쟁하고... 미국이 달에 가고.. 이 순서다.




일게이들을 위한 기초 이론


하여튼 이 로켓 엔진은 연료가 고체인게 있고 액체인게 있는데, 고체는 잘 안쓰는 추세다.


이건 폭죽처럼 연료에 불만 붙이면 알아서 타는 대신에 제어를 못하거든. 그래서 연료 형상을 적절히 설계해서 미션마다 다른 연료 형상을 만들어야 된다.


반면에 액체 연료를 쓰는 엔진은 연료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연소 효율도 높다.


대신에 액체 상태인 연료를 아주 높은 압력의 연소실로 펌프질해줘야 하기 때문에 장난아니게 어렵다.


게다가 더 좆같은건 엔진 압력이 낮을수록 연소 효율이 씹창이 되기 때문에 압력을 높여야된다.


큰 엔진들 연소실은 압력이 100기압에, 온도는 섭씨 3000도 정도라고 보면 된다.


여튼 이렇게 뜨거운 데서 연료와 산소를 잘 배합시켜 연소하면 엄청난 열에너지를 갖는 가스가 만들어지겠지?


그럼 이 가스를 수축 노즐을 통해 음속으로 가속하고, 팽창시켜서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하면서 가속시킨다.


(이걸 등엔트로피 팽창이라고 하는데, 문돌이들은 몰라도돼)


그래서 로켓 노즐들이 쓸데없이 존나 큰 꼬깔 모양인거다. 음속을 넘어선 유체는 베르누이 유체식을 따르지 않고 그저 등엔트로피 유동을 하거든.


어렵노?


시발 걍 좁혀서 음속으로 만들고 넓히면 그담부턴 가스가 더 빨라진다고 생각해라.


lrockth.gif


당연히 가스가 빠르면 가스가 가지는 운동에너지도 클거고, 로켓을 밀어내는 힘도 커지겠지?


예를 들어서 로켓이 연료를 2톤씩 태우는데 이 로켓 노즐이 가스를 1600m/s로 가속한단 말이야.


그러면 추진력은 2 곱하기 1600이니까 3200kN이 되는기다. 니네가 익숙한 단위로 환산하면... 한 330톤 정도 되겠지.


추진력에서 연료랑 로켓 몸체 무게를 제외한 값(이건 잉여 추진력이겠지?)을 질량으로 나눈 담에 중력 가속도를 곱하면 가속력이 된다. (F=ma, a=F/m)


이런 원리로 로켓은 연료를 태우면서 서서히 가속된다.




로켓 엔진이 만들기 어려운 이유

800px-Ssme_schematic.svg.png

(위 스키메틱은 우주 왕복선에 달린 SSME : Space Shuttle Main Engine의 '간단한' 흐름도이다. 이걸 보고 이해가 안된다면 '아... 난 공돌이가 아니구나' 하고 넘기면 된다.)


물론 앞서 설명한 것들은 좆고딩도 이해하는 아주 단순한 개념이고.


실제 엔진은 3000도가 넘는 온도와 100기압의 압력에서 동작한댔지?


철 녹는점이 1536도니까 못해도 철이 녹을꺼고, 아마 바로 끓기 시작할거다. (철이!!)


해서 이런 환경에서 안 고장나고 100초동안이나 타기 위해서 ㅆㅅㅌㅊ 공학 기술들이 녹아들어갔다.


아래는 우주왕복선 메인 엔진의 주 연소기이다. 배관들 존나 많지?


저 배관들 중심에 연소실이 있는데, 거기에 연료가 공급되고, 또 제어될 수 있도록 저렇게 수많은 배관들과 체크 밸브, 제어 패널들이 달려 있다.


사쓰가 천조국 공학 기술


참고로 로켓 엔진들은 대부분 나사에서 만드는게 아니라 RocketDyne 이라는 회사에서 개발한다.


ssme04.jpg


덤으로 공돌이들도 한 수천명은 녹아들어갔다.


+


덤으로 하나 생각해보자.


로켓 엔진 압력은 존나게 높다. 근데 모든건 고압에서 저압으로 이동하지. 그래서 연소실에 연료를 넣기가 힘들다.


한마디로 일게이들이 밥을 쳐먹어서 배가 존나게 부른데, 여기에 밥을 더 넣으라는것과 똑같은거다.


뭐가 필요하겠노? 힘이지.


현대 로켓 엔진들은 터보펌프라는 놈을 쓰는데, 이게 ㅆㅅㅌㅊ 기술이다.


1기압으로 들어오는 유체를 존나게 뺑뺑이돌려서 힘으로 눌러 주는거다.


그러면 연료 압력이 몇백 기압이 되어서 연소실이 아무리 폭동을 일으켜도 진압하고 들어갈 수 있는거지.


turbopump_high.jpg


이 이미지는 위에서 뽕빨나게 설명한 SSME의 터보펌프들이 가운데 연소실과 연결된 모습을 '간단히' 나타낸거다.


연료랑 산화제를 둘다 압축시켜야 하니까 펌프도 두개가 필요하겠지?


보통 축 하나에 펌프가 두개 달려있는데 SSME는 특이하게도 두개가 달려있다.


그건 SSME가 병신같이 액체 수소를 연료로 쓰기 때문이다.


액체 수소는 밀도가 좆병신마냥 작다. (물의 1/5다.) 반면에 액체 산소는 물과 비슷한 밀도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가압하려면 별도의 터보펌프가 필요한거야.


저렇게 존나 압축을 하고 가운데 연소실로 보낸다. 그러면 연료랑 산화제랑 섞이며 연소해서 잘록한 노즐을 통과하며 가속되어 배출되는기라.


이 터보펌프는 뭘로 돌리냐고? 터보펌프를 돌리는데도 연료가 필요하다. 연료를 태운 가스로 터빈도 돌려.


Staged_combustion_rocket_cycle.pngGas_generator_rocket_cycle.png


이 SSME라는 개 호로 씨발년이 존나 어려운 기술이 적용된 엔진이지만 다른 로켓엔진이라고 쉽고 그런거 없다.


물론 우리나라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서 SSME에서 사용된 가동 방식보다 쉬운 '가스 발생기 방식' 을 사용한다.


SSME가 연료를 산소랑 조금만 반응시켜서 가스로 만들어 터빈을 돌리고, 이 가스를 연소실로 보내서 또 한번 태우는 '단계 연소 방식' 인 것에 비해...


가스 발생기 방식은 터빈을 돌리는 보조 연소실이 태운 가스가 그냥 바깥으로 배출된다.


압력 계산에서는 간단해지지...


위 두 그림중 첫번째가 단계 연소, 두번째가 가스 발생기 방식이다.


+


로켓 엔진은 엄청 뜨겁기 때문에 식히는 방식도 되게 특이하다.


벽을 이중으로 만들어서 이 사이에 연료를 한 번 흘려보낸다.


이걸 재생 냉각이라고 하는데, 수백개의 통로를 연소실 벽에 만들어서 여기로 연료가 10m/s의 유속으로 흐르도록 하는거지.


연료가 열을 흡수하면서 에너지를 가지게 되니까 연소 효율도 조금 높아지고, 엔진은 녹지 않고 동작할 수 있다.


Mark 2.jpg


그래서 연소실은 단순히 쇠로 대충 깎아 만드는게 아니라 위와 같이 수천 개의 튜브들을 용접해서 만들거나..


아니면


copper_liner.jpg


열 전도성이 우수한 구리로 내벽을 만들고 홈을 판 다음에 외벽을 전기 도금하는 방식으로 형성시킨다.


그것도 아니면 외벽을 먼저 만들고 벌징이라는 기법으로 내벽을 불어 넣어서 벽에 딱 붙게 성형시킨다.


뭐가 됐든 참 골치아픈 녀석이다.




나로호가 사용한 엔진은 존나 우수하다!


니들 나로호는 존나게 들어봤는데, 엔진 뭐 쓰는지도 모르지?


우선 러시아 이놈들이 엔진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야 한다.


러시아 놈들이 엔진 하나는 더럽게 잘 만든다. 효율도 ㅆㅅㅌㅊ고 가격도 저렴하다.


exhibit-8890-mailer.jpg


위 엔진은 미국이 새턴 5호를 발사하기 위해 사용한 F-1 엔진 중 하나다.


시발 존나 크지?


힘도 장사야. 저거 하나가 만드는 추진력이 자그마치 600톤이 넘어감..


근데 지름이 크니까 내부 압력은 70기압으로 비교적 낮을수밖에 없고...


연소 효율도 떨어져서 상당히 많은 연료를 소모한다.


그럼 이번엔 러시아의 괴물 엔진을 하나 보자.


RD-171.jpg


이 엔진은 RD-171이라는 러시아의 엔진이다.


신기한건, 연소실이 네개가 한 세트라는거다. 이렇게 한건 기술력이 나빠서가 아니고... 연소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였다.


하나의 펌프가 네 개의 연소실을 모두 담당하며, 연소 압력은 200기압에 달한다.


때문에 연소 효율도 높고... 추진력 효율도 굉장히 높은 엔진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료를 미국의 F-1 엔진보다 적게 사용하는데도 700톤에 가까운 추력을 발생시킨다.


진정 괴물이지.


rd-180_large.jpg


RD-171을 반으로 쪼개서 만든게 RD-180이라는 녀석이다.


이건 엔진이 가격이 너무 싼데다 추력 효율도 엄청나게 좋아서 미국 놈들이 자기들도 엔진 만들줄 알면서 백여 개를 사왔다.


미국의 아틀라스 로켓에 사용된다.




RD-191_1big.jpg


위 RD-180을 다시 반으로 쪼갠게 RD-191이다.


이건 지상 추력 200톤 정도인 엔진인데... 이걸 스로틀링 기능으로 터보펌프의 회전수를 낮추고 안정화시킨게 RD-151이다.


RD-151은 추력이 170톤 정도다.


+


우리나라가 러시아 기술 이전을 받기로 한건 신의 한수였다.


물론 안줄꺼란건 진작에 예상했어야지 ㅋㅋㅋ 통수도 아니고, 걍 병신인겨.


왜냐면 반대로 RD-151을 추력을 늘리고, 네기를 붙이면 RD-171과 같은 설계이기 때문이다.


물론 터보펌프도 변경하고 그래야 하겠지만... 러시아 입장에서 머리좋은 한국놈들한테 설계도를 넘겨줄수가 있겠노?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러시아 의회가 안된다고 했고, 결국 발사대나 통제 기술만 이전받은 채로 계약은 끝났다.




근데 시발 우리나라가 가만히 있겠노?


박정희때 우주 개발을 위한 로켓 연구에 돌입했으나 박정희 사망 후 군부 독재때 다시 진행되는 듯 했으나 망할 김영삼이가 말아먹은거다.


그러다가 노무현이때 뒤늦게 시작을 하긴 했다...


우리는 이미 천조국이나 불곰국에 비해서 많이 뒤쳐졌고, 인정할건 인정해야지.


우리나라는 작은것부터 시작했고... 자국 로켓 엔진 개발도 느리긴 하지만 천천히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KSR 이라는 시리즈부터 시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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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간단하지만 액체 엔진 개발을 시작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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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톤급 액체 엔진도 설계와 연소 실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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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긴 하지만 우리도 분명히 발전하고 있다.




존나 길지만 내용은 별로 없는 글 읽어줘서 고맙다.


우리도 시작은 늦었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나로호 세번 실패했다고 비난하고 그러지 말고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실패가 잘한 일이란건 아니지만.. V2 로켓 기술을 그대로 빌려온 미국도 초기에 우주 개발에서 쓴 맛을 보고 결국 폰 브라운을 책임자로 앉혀놨다.


미국이 V2 로켓을 따라 만든 미 해군의 뱅가드는 6번의 발사 시도에서 2번 외에 모두 실패했다.


러시아? R-7 세묘르카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던 사람은 정치적 모함을 받아 붙잡혀 들어간 세르게이 코룔레브라는 사람이다.


일본은 독자 기술로 LE-7 액체 엔진을 개발할 때 수십번 연소시험을 했고 터뜨렸지만 결국 자국 기술화에 성공했다.


실패는 가슴아프지만, 가슴아픈 실패를 딛고 서야 비로소 완전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걸음마 뗀 수준이지만, 우리는 우리 일에 나름 자부심을 갖고 산다.


누구보다 불안하고, 걱정되지만... 잘 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잘 할거다.


그러니까 불꽃놀이네, 폭죽이네 하면서 비난하지 말고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숨은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연구원들, 모두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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